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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炭鑛산업의 비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1일 태백시 한보에너지 동보광업소에서 일어난 탄광매몰사고는가슴을 아프게 한다.이제 대도시에선 취사및 난방연료가 상당부분기름이나 가스로 바뀌어 석탄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 그만큼 엷어졌다.그러나 사양길에 들어서긴 했으나 석탄은 여전히 우리의 주요 에너지원(源)임을 이번과 같은 사고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사고계기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단계다.회사측은 보안규정을 잘 지켰노라고 말하고 있고,광원가족들은 회사측이 안전조치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물론 정확한 사고전모는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나 적어도 사고의 근본원인이 열악한 채탄환경에 있음은 확실하다.
사고는 석탄과 물이 죽상태로 있는 지하공동이 터져 일어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이는 가스사고와 함께 석탄광산에서 가장 자주 일어나는 사고라고 한다.
보안규정에는 이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채탄작업전에 갱주위 여러 곳에 구멍을 뚫는 천공작업으로 지하공동이 있는가 없는가와 탄층확인작업을 하게 돼 있다.또 갱도는 적어도 반을 갱목으로 버티어 놓아 붕괴를 막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동안의 그 숱한 탄광사고나 석탄산업이 처한 상황에 비춰 작업때마다 이런 안전조치를 철저히 했다고 믿기는 어렵다.
또 한다해도 어차피 그것은 지극히 의례적인데 그칠 것이다.그것은 사고 뒤의 구조활동이 극히 원시적 수준에 그치 고 있는 것을 봐서도 알수 있다.
그러잖아도 사양길에 있는 석탄업계에 안전한 초현대적 시설을 주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우리 광산의 탄층부존상태가 원체 좁고 굴곡까지 심해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고 한다.그러나 그러니까 사고는 불가피하다고 치부하고 넘겨선 안된다.상 황이 어렵더라도 역시 안전이 최우선이다.그 결과 채탄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전체 국민이 그 부담을 나눠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끈기있는 최선의 구조작업으로 삼풍사고 때처럼 극적인 생환자가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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