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롱키스 굿나잇" 지나 데이비스 화끈한 연기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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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클리프 행어'의 흥행감독 레니 할린(37)은 지난해 엄청난구설수에 시달려야 했다.자신의 작품에 아내를 주연시켜야 한다고고집했기 때문이다.그의 아내는 지나 데이비스(39).할리우드의감독들이 서로.모시려'는 톱스타지만 액션감독인 할린의 작품 이미지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게 문제였다.
.델마와 루이스'에서 순종적인 아내역으로 등장했던 데이비스는고전적인 이미지의 여배우.하지만 할린은 끝까지 우겼고 결국 제작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내를 여해적으로 둔갑시켜 .컷스로트 아일랜드'를 만들었다.결과는 흥행참패.데이비스의 어색한 액션연기가 화근이었다.사람들은“남편 잘 만나 대작에 주연을 맡았지만자기 주제를 몰랐다”고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부부는 꿋꿋했다.절치부심한 것일까.할린은 다음 액션영화에 또 아내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14일 국내개봉하는 액션대작 .롱키스 굿나잇'은 할린.데이비스 커플의 두번째 공동작품.
그러나 이번에는.컷스로트 아일랜드'때보다 강인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우선 데이비스는 트레이드마크와 같았던 긴 갈색 곱슬머리를 과감히 .니키타'스타일의 짧은 금발머리로 쳐버렸다.화장도 야하다.액션배우다운 몸을 만들기 위해 촬영 8개월전부터 웨이트트레이닝.사격훈련을 받았다.그래서 총을 쏴대는 장면이나 남자들을 상대로 벌이는 몸싸움이.컷스로트 아일랜드'때보다는 훨씬 나아졌다.얼음물 속에서의 고문장면,뛰어내리는 장면,줄에 매달려 헬기에총을 쏘는 위험한 장면들을 스턴트연기 없이 직접 해냈다고 한다. .롱키스 굿나잇'도.컷스로트 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거의 지나 데이비스의 독무대.그래도 이번에는 연기파 새무얼 잭슨이 조연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좀 낫다.
데이비스가 맡은 역은 사만다 케인.한적한 도시에서 딸과 함께평범하게 사는 유치원교사다.그러나 그녀는 8년전 절벽근처에서 임신 2개월의 몸으로 발견된 이후 과거를 완전히 망각한 기억상실증환자.우연한 교통사고로 과거의 기억들이 파편 처럼 되살아나오고,또 TV에 등장한 그녀를 보고 살인범이 교도소에서 탈출,그녀를 죽이겠다고 찾아오면서 그녀는 과거를 다시 캐기 시작한다.사설탐정 헤네시(잭슨 扮)의 도움으로 그녀는 자신의 본명이 찰리며 고도의 살인훈련을 받은 CIA 비밀요원이었음을 알아낸다.그러나 검은 조직과 연결된 CIA고위층은 킬러를 시켜 그녀를죽이려 한다는 줄거리..리쎌 웨폰'의 셰인 블랙이 각본을 썼고6백40억원을 들인 대작답게 사실적인 폭발장면과 컴퓨터그래픽,쫓고 쫓기는 액션이 긴 장감을 유지해준다.
그러나 데이비스의 여성적인 기존 이미지가 너무 강해 이번 변신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할린도 그 점을 의식했는지 이번 역에는 이전의 순한 모습과 독하게 변신한 모습을 다 활용할 수있는 그럴 듯한 주인공을 만들어냈 다.
93년 결혼한 두 사람은 함께 프로덕션회사인.포지'를 설립,앞으로도 계속 감독.주연으로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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