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냐 아니냐 … 미국의 선택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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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47)인가, 미국 최고령 대통령인 공화당 존 매케인(72)인가.

미 국민이 제44대 대통령을 선택하는 투표가 4일 오후 2시(이하 한국시간)에 시작됐다. 미국 내 시차 때문에 투표는 5일 오후 3시 모두 종료된다. 결과는 접전 지역 투표가 마감되는 5일 오전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미국 방송들은 통상 동부 지역 투표가 끝나는 오전 9시쯤부터 출구조사 결과를 공개해 왔다.

이번 대선에선 미국 역사상 처음 흑백 인종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사소한 사건은 있었지만 인종 문제가 전면에 부상하지는 않았다. 백인이 투표소에선 인종 기준으로 투표한다는 ‘브래들리 효과’가 나타날지 모르지만 최소한 대선 기간 중 미국 사회는 인종 문제에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매케인 측도 백인을 자극하는 인종 카드를 쓰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성향이나 정책이 매우 다르다. 미 국민이 ‘변화’(오바마)와 ‘경험’(매케인) 가운데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진로는 큰 차이가 날 것이다. 오바마 선택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8년에 대한 심판을 의미한다. 부자에 대한 증세 등으로 ‘큰 정부’를 실현하라는 뜻이다. 의회도 민주당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엔 평등·반전 등의 진보적 가치가 득세할 것이다.

매케인을 택한다면 ‘작은 정부’ ‘규제 완화’ ‘감세’ 등의 보수적 가치를 유지하라는 의미다. 그래도 위기를 맞아 어느 정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매케인은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점진적 개혁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신임 대통령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백악관에 입성한다.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과 세계 경제는 1929년 시작한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하다. 또 이라크·아프가니스탄전의 수렁에 빠져 있다. 누가 당선되든 ‘새로운 미국(new America)’을 건설하고 산적한 과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미 국민의 선택은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오바마가 되면 북·미 대화는 활발해지는 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은 쉽지 않아진다. 매케인이 되면 한·미 FTA는 순풍을 타겠지만 북·미 관계는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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