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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만 보세요’ 제2회 핑크영화제

중앙일보

입력

제2회 핑크영화제가 지난 1일부터 씨너스 이수점에서 열리고 있다. 영화제를 기획한 주희 이사는 “독일의 한 지인이 핑크영화제는 서양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이상한영화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핑크영화를 비롯, 성인영화관에서 상영되는 대다수영화의 관객이 주로 남성이기 때문이다. 그럼 왜? 주 이사는 “성문화의 담론에 여성이주체가 되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제1회 핑크영화제는 좌석 점유율 82%로 성공을 거두었다. 관객의 반응은‘재밌다’ ‘신선하다’ ‘공감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63%를 차지했지만 ‘낯선 핑크영화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돕는 작품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올해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꾸며졌다.

지점도 4개, 프로그램도 4개로 늘어
지난해 1회 영화제는 이수점에서 1주일간 열린데 비해 올해는 씨너스 4개 지점 이수·오투(부산)·대전·이채(파주)에서 1주일씩 28일간 전국릴레이로 진행된다. 작품수도 11편에서 15편으로 늘었다. 프로그램은 ‘핑크사천왕’‘핑크최전선’‘핑크 하드코어’‘추모상영’으로 나뉜다. 핑크사천왕에서는 작가주의 핑크영화를 선보인 4명의 핑크영화 감독의 작품이 소개된다. 제제 다카히사의 ‘가물치’, 사토 도시키의 ‘단지부인-옆집소리’, 사토 히사야스의 ‘생일’, 사노 가즈히로의 ‘돈 렛 잇 브링유 다운’ 등이다. 젊은 층을 위한 ‘핑크최전선’에선 감각적인 2000년대 최신 핑크영화를 선보인다. 파격적이고 강도 높은 영화를 만나고 싶다면 ‘핑크 하드코어’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된다. ‘추모상영’에는 지난 6월에 타계한 핑크영화의 거장 무카이 칸 감독의 작품이 상영된다.
 
춘화전과 대담의 장도 열려
영화제의 또 다른 볼거리는 ‘4대춘화; 사인사색전’이다. 한국·일본․중국․인도 작가 4명이 선보이는 국내 최초의 춘화 전시회로 일러스트·사진·설치미술 등 개성 넘치는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핑크영화의 이해를 돕고 성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핑크토크 시간도 마련됐다. 2일 오후 2시30분엔 핑크영화관계자들 및 영화 평론가 김봉석이, 4시엔핑크영화 감독이자 배우인 요시키미 유미와 국내 여성감독인 변영주 감독이 여성관객들과 뜨거운 담론을 주고 받았다.
커플데이인 5일 밤 10시엔 ‘4대춘화; 사인사색전’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단지부인-옆집소리’ 상영 후 마련되는‘야(夜)한밤 춘화토크’는 4개국의 춘화를 재해석, 작품화하는 과정 속에서 느꼈던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자리다. 슬라이드를 통해 춘화를 감상하며 작가들로부터 직접 작품설명을 듣고, 일상생활에서 즐기는 성에 대해 남녀가 터놓고 얘기하는 시간이다.
주 이사는 “앞으로 핑크영화제는 규모를 키우기보다 수준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내년에는 일본 중견 감독들의 핑크데뷔작을 꾸준히 상영하는 동시에 한국식 핑크영화도 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의= 070-7017-3314

프리미엄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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