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커버스토리>매일 PC통신을 뒤지는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해태제과는 최근 부장급을 팀장으로 하는 8명의 PC통신 전담팀을 편성했다.유료가입자 1백70만명등 PC통신 이용자가 2백만명대로 급증하면서 PC통신을 통한 소비자 고발이 커다란 압력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또 PC통신에 오르는 소비자 들의 불만을 신속히 접수해 이를 해결한다는 의미도 있다.
입사 4개월째인 삼보컴퓨터 신입사원 韓정선(24)씨.사이버시대의 신종직업이라 할 수 있는 PC통신 전담요원이다.
그녀는 출근하자마자 PC통신에 개설한 삼보컴퓨터 대화방을 검색한 뒤 컴퓨터동호회를 샅샅이 살핀다.회사와 관련된 소식이 통신에 올라와 있으면 즉시 뽑아내 관련부서에 연락한다.대책마련을위해서다.
그녀의 일은 회사와 관련된 PC통신 가입자들의 여론을 읽어내는 것 뿐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홍보자료를 PC통신에 올리는 것도 포함된다.
이 회사가 韓씨에게 이 일을 전담토록 한 것은 지난해말 출고한 멀티미디어PC.뚝딱Q'가 올들어 PC통신 이용자들로부터 신랄한 비판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뚝딱Q는 모뎀카드를 사운드카드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게 설계돼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술을 확보한 PC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몇달 지나지 않아 PC통신을 통해 사용자들의 불만이 거세게 터져나왔다.다른 회사의 PC는 음향과 통신기능을 동시에지원하는데 왜 삼보 제품은 그렇지 못하느냐는 것.
삼보는“기업체가 장래에 나올 첨단기술까지 정확히 예측하면서 제품을 개발할 순 없지 않느냐”는 당연한 항변을 했지만 결국 PC통신인들의 거센 공격에 무릎을 꿇었다.문제가 확산되는 것은회사이미지에 전혀 도움이 안될것이라는 판단 때문 이었다.이에 따라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사운드카드를 무료로 깔아주는데 10억원이 들었다.한국이동통신 고객만족부의 PC통신전담요원 임석진대리는“PC통신을 통해 경쟁업체 동향을 분석하는 정보수집 기능도적지 않다”고 전담조직 운용의 다른 이유를 들었다.
***[ 25면 .커버…'서 계속 ] PC전담요원을 배치하고있는 업체는 현재 2백여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대우통신.LG전자.한솔전자등 정보통신업체들을 비롯,현대.대우.기아자동차등 자동차업종,동양맥주.조선맥주.제일제당.
해태제과등 음식료업종,에스콰이아등 제화업종까지 전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데이콤(천리안)의 두원수과장은“PC통신망에 기업포럼처럼 홍보란을 만든 기업체들은 대부분 PC통신 전담요원을 두고 있다”며“천리안의 경우 현재 월 평균 3~4개사가 기업포럼을 신규로 개설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업체들의 PC통신 관리가 더욱 강화되고 전담요원의일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한솔전자는 지난달말 서울역삼동 본사에 2명의 PC통신 전담요원을 배치했다.
이 회사는 이미 용산 고객지원센터를 통해 PC통신을 검색하고있었지만 본사 차원에서도 검색할 필요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솔전자는 자사의 팩스모뎀이 문제가 돼 PC통신에서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
해태제과처럼 전담조직을 두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PC통신 검색업무를 외부용역으로 처리하는 케이스도 있다.
카스맥주를 판매하는 진로쿠어스맥주는 키노피아란 PC통신대행회사가 PC통신업무를 대신해 주고 있다.
이밖에 용산전자시장의 중소컴퓨터조립업체들이 PC통신으로 자신들의 제품홍보를 위해,또는 한국온라인서비스처럼 구인을 위해서도PC통신전담요원의 수요는 늘고 있다.
하지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