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우먼>삼성서 별 단 SDS 주혜경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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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같은 여성인 부하 여직원들에게.고통분담'을 역설하며 오히려 더 무섭게 몰아붙이는 선배.남성직원보다 두배 이상 일을 해야 남녀평등주의를 얘기할 수 있다는 여성임원.
삼성데이터시스템(SDS) 주혜경(朱惠璟.45.교육개발센터장.
사진)이사.그녀에게는 남녀 구별이 없다.오히려 유난히 여직원들을 괴롭히는 남녀 불평등의 주역(?)이다.그러나 많은 여직원들은 그녀를 존경한다..새끼 사자를 절벽 아래로 떨 어뜨리는 어미 사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朱이사는 삼성그룹이 올해초 배출한 여성임원이다.남녀차별이 없는 시대가 됐다고는 하지만 대기업에서 여성임원이 되기는 아직은.하늘에서 별따기'다.
“거품을 빼라.여성이라고 스스로 대우받기를 원하고 예외조항을단다면 실패한다.” 그녀는 여성 후배 직장인들을 만날 때마다 스스로 강인해 질 것을 요구한다.남자보다 더 지독히 일해야 살아 남는다는 것이 그녀의 생활관.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이북(흥남) 출신으로 혈혈단신 내려와 독학으로 세브란스 의대를 졸업하고 병 원을 운영했던 아버지다.언제나.남자에게 지지 말라'고 격려했던 부친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는 것.
72년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전공과는 다소 동 떨어진 한국과학기술원에 들어가 전산개발 업무를 맡았다.이때부터 그녀는 전문 컴퓨터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길을 걸었다.
삼성과의 인연은 89년 삼성그룹이 6명으로 구성된 SDS교육센터를 설립,39세인 그녀를 과장직책에 실무 책임자로 스카우트하면서 시작됐다.그로부터 초고속승진을 거듭한 그녀는 입사 7년만에 SDS에서는 첫 여성임원이 됐다.
특히 SDS가 지난달 정부로부터 남녀고용평등 유공 대통령상을받아 그녀의 성가를 더욱 높였다.
이달초에는 버뮤다에서 열린 국제무역여성기구(OWIT)에서 그녀가 기조연설을 해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그녀는 최근 자신의 인생관을 담은 책.프로를 꿈꾸는 그대에게'를 내놓기도 했다.
그녀는 맞벌이 부부간에 갈등이 생기는 것은 남편들이 고통분담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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