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개방 무엇이 쟁점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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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00년 2조5천억달러에 달할 지구촌 통신시장에서 국경을 허물어뜨릴 개방의 파도가 일고 있다.한.미간의 쌍무협의 줄다리기와 세계무역기구(WTO)를 무대로 벌어지고 있는 각국간의 다자간협상,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주도의 정보 기술협정(ITA)등 통신시장의 문을 열어 젖히는 파상공세가 계속되고 있다.98년 전면개방을 목표로 진행되는 개방협상의 쟁점과 전망,국내 산업의 앞날등을 짚어 본다.
[편집자註] ◇한.미협상=지난 7월 미국이 통신장비 분야에서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PFC)으로 지정,급박해진 분위기다.
미국은 한국이 전화.컴퓨터등의 보급률에서 세계 8~9위의 큰시장을 보유한 나라이므로 개방하라는 주장이다.그러나 한국은 미국과의 통신장비 교역에서 올해 8억달러 이상 적자국이 될 전망임을 내세워 강력히 맞서고 있다.
양측이 팽팽히 대립중인 사안은 한국 정부가 통신사업자의 장비구매과정에 간여하지 말라는 것.미국측은 특히 한솔PCS.온세통신등과 같은 민간 통신사업자의 장비구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 .정부의 불간섭'에 원칙적인 동의를 하고 있으나 이를 미국측 요구대로 별도 협정을 체결,제도화하자는 것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협상 일정은 내년 7월까지로 돼 있다. ◇WTO협상=98년 시행할.통신사업자의 외국인지분 허용폭'이 각국 양허(讓許)안의 뜨거운 이슈다.미국은 무선통신의 20%,유선통신의 1백% 개방을 제안했고 일본은 1백%를 허용하되일본전신전화(NTT).일본국제전화(KDD)등 기간 통신업체는 20%이하만 허용한다는 안을 내놓았다.
한국은 경쟁력이 취약한 점을 내세워 한국통신(20% 허용)을제외,33%안을 제출했다.그러나 내년 2월 제네바협상에서 결렬되면 현안은 다시 미국등과의 양자간 협상으로 돌려져 더 불리해질 것을 고려,단계를 밟아 유연하게 대응할 전망 이다.내년1월주요국 장관회의를 거쳐 2월중 최종 협상이 예정돼 있다.
◇정보기술협정(ITA)=정보통신제품 관세를 97년부터 인하,2000년 1월부터 철폐하자는 것이 그 내용.미국.일본.유럽연합(EU).캐나다 등 이른바 쿼드(QUAD)국이 추진,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국 차원으로 확대돼 논 의되고 있다. 한국은 대상 품목을 엄격히 제한해 반도체 제조장비.일반전자부품등 정보기술 제품이 아닌 품목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컴퓨터.
교환기.전송장비.휴대폰등은 무관세화 시기를 2004년으로 연기하자는 입장이다.이에 반해 미국등은 한국이 IT제품 의 주요 생산국이므로 예외없이 협정에 참여하라고 요구중이다.
〈이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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