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러시아 채권투자 열기-政局 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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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투자자들 사이에 러시아 증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한때 정정불안등에 따른 높은.컨트리리스크'로 별관심을 끌지 못했던 러시아가 최근 정치.경제상황이 호전되면서 새로운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이다.
이에따라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이미 투자했던 펀드규모를 대폭 늘리거나 신규투자계획을 세우는등 러시아 투자열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초 러시아 단기 국채(GKO)에 투자하는.한국 듀얼-턴3호'펀드를 설정한 한국투자신탁은 당초 7천만달러를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개인투자자들의 호응이 예상외로 높아펀드규모를 1억달러이상(약8백50억원)으로 늘렸 다.
역시 GKO에 투자중인 국민투신의.국민 하이일드'역시 당초 1억달러에서 가입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펀드규모가 1억2천만달러로 늘어났다.
증권사로선 유일하게 GKO등에 투자하는 대우증권의.한미-애틀랜틱'펀드는 지난 8월 설정당시 2천만달러에 불과하던 펀드규모가 현재는 7천만달러까지 확대됐다.
이 펀드는 특히 설정 1백일만에 22.6%의 수익률을 올리고있다고 대우측은 밝혔다.
지난해 12월 홍콩 리전트패시픽사의 러시아전용 주식형 펀드인.리전트 골든 타이거'펀드에 가입했던 대유증권의 경우 지난 7월 이미 원금을 회수한데 이어 현재 20%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미 러시아 채권시장도 안정국면에 들어가 앞으로는 지금과 같은 고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대표적 GKO인 6개월 만기 러시아 국채는 5월말 1백89.76%(루블화기준)였던 연 수익률이 10월16일 56%로 급격하게 떨어지더니 옐친대통령의 심장수술 직후부터는 하락속도가 더욱 빨라져 28일 현재 34.26%를 기록 했다.더욱이투자수익을 달러화로 바꿀 경우 수익률은 13%대로 떨어져 국내금리와 별 차이가 없어진다는 것.
그러나 국제금리가 6~7%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때 해외차입을 통한 러시아 증권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인 대상으로 남아 있다. LG증권의 한 관계자는“국내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투자하기는이미 늦었지만 러시아의 금리가 여전히 국제금리에 비해 크게 높아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이 남미.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러시아로 옮겨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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