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9.끝.본격 경영기능 선언 한보경제硏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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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기업 경제연구소가 정보.자료제공의 차원에만 머물러서는 더이상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연구원 개개인이 혁신마인드로 무장,국제 기업경쟁의 첨병이 돼야 합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한보경제연구원 권순원(權純源.51.사진)초대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밝힌 방침이다.
기업경영의 보조기능으로 인식돼 왔던 경제연구소에 세일즈와 시장개척,시장수요 전망등의 기능을 도입해 본격적인 경영기능을 담당하겠다는 것이다.다른 기업의 경제연구소에 비해 짧은 연륜이나적은 규모등 모든 면에서 후발주자로서 살아남기 위한 특화전략이기도 하다.
연구원이 총26명(박사 3명.석사 17명)에 불과한 한보경제연구원이 다른 민간연구소들과 연구분야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현재 자산기준으로 그룹순위 14위인 한보그룹이 국내 9개뿐인민간연구소를 운영하게 된 것은 당진제철소나 시베리아 가스전사업등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이를 뒷받침해줄 싱크탱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한보경제연구원은 경기전망이나 산업 동향 분석등 거시적 과제보다 철강.건설.에너지등 그룹의 사업과 직접 연관된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특화된 연구소.
올해 이 경제연구원의 연구 실적은.96년도 그룹 사업계획서'를 비롯해.무선데이터 통신 영업 계획서'.시베리아 천연가스의 효율적 개발과 공급방안'등 그룹사업과 직결된 실무 이슈들이다.
연구원은 내년에도.경영발전 계획'.철강산업의 물류합리화 방안'.건설시장 개방과 대응방안'.임대주택사업 활성화 방안'등 구체적 과제들을 연구실별로 선정,이같은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보경제연구원의 조직은 5개실과 업무지원팀및 정보자료팀의2개팀으로 구성돼 있다.
5개실은 경영분석과 신규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하는 경영연구실▶에너지 수급전망과 대체에너지원의 개발을 담당하는 에너지연구실▶철강.건설등 주요산업의 동향을 분석하는 산업연구실▶국내외 경기및 무역수지등을 연구하는 동향분석실▶특수단기 과제 연구,도서출판,그룹연수지원,국제협력을 담당하는 특수연구실등이 그것이다.
한보경제연구원이 발행하는 정기간행물은 경영정보지.비전21'과동향분석지.한보경제'두가지.
올 1월 창간,격주로 발행되는.비전21'은 그룹의 사업방향에관한 경영정보와 다양한 경제상식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지난달부터 새로 발간한 .한보경제'는 한 주일의 주목할만한 경제동향을 심층분석하고 있다.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의 權원장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메이슨펠로 과정을 졸업하고 존스 홉킨스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미국통.
세계은행 연구원을 거쳐 한림대 교수와 KDI연구위원으로 있다가 지난해 10월 원장으로 영입됐다.
경제기획원과 청와대 경제수석,농수산부.동자부장관등을 역임한 이희일(李禧逸.65)씨가 회장,전 조달청장과 KDI연구자문위원을 지냈던 김태승(金泰昇.63)씨가 부회장을 맡아 연구원의 큰줄기를 잡아가고 있다.
서일호(徐一昊.47)부원장겸 경영연구실장은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동서경제연구소이사로 있다가 지난해 11월 합류했다.
한보경제연구원은 향후 2년내에 국내 4대 민간연구소 수준으로자리잡는다는 매우 의욕적인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수호 기자> (싱크탱크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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