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강운구 개인전 ‘저녁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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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사진전문미술관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는 강운구(67)씨 개인전 ‘저녁에’가 열린다. 40여 년간 연출도 트리밍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결정적 순간을 흑백으로 포착해 온 그다. 이 외길 사진가의 눈을 통해 흙과 땅, 농부의 진솔한 얼굴, 인간의 지구에 대한 겸허한 자세를 볼 수 있다. 남해 바다를 배경으로 모내기하는 농부의 모습, 소금창고 염부꾼의 얼굴, 진흙탕에 깊이 새겨진 발자국 등 흑백 사진 114점이 담담하다. 2001년 금호미술관서 연 ‘마을 삼부작’ 이후 7년만의 전시로, 그만큼 깐깐하고 알차다.

강운구, 남해, 2007 [강운구씨 제공]


“쌀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요리는 밥이다”라고 즐겨 말하는 그다. “사진술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진은 기록성 있는 사진”의 다른 말이다. 현장서 찍고, 직접 인화한 사진들은 기록성에 충실하되 예술성 또한 놓치지 않았다. 디지털 복제 시대에도 아날로그 사진의 힘은 여전하다. 전시는 12월 6일까지이며, 11월 8일엔 작가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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