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에스키모와의 1백일' 현지다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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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태양이 지평선 바로 위에서 평행선을 그리며 3백60도 빙빙 도는 곳.북위 66.5도 이북 그린란드의 이슬룩수이트 마을의 자연은 북위 37.5도에 사는 우리들의 지리상식을 뛰어 넘는다. 설산,빙하,검푸른 바다,뾰족한 바위산만이 온통 시선을 차지하고 수은주가 영하 수십도로 내려가는 극한 지역.
눈에 그을린 검은 얼굴로 물개를 잡아 즉석에서 눈을 빼먹는 .야성'이 일상이 돼버린 사람들.그러면서도 환경오염의 우려 때문에 모터썰매를 마다하고 굳이 개썰매를 고집하는 .세련된' 사람들. 21,28,29일 3부작으로 방송되는 .MBC다큐스페셜-그린란드 에스키모와의 1백일'(밤 11시)은 제작진이 1백일간 그린란드 에스키모들과 생활하며 기록한 이채로운 내용들로 가득하다.
.갯벌은 살아있다'로 지난해 방송대상을 받은 장덕수PD등 제작진 4명은 덴마크대사관(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자치령)에 의뢰,에스키모 전통 문화를 지키고 있는 마을을 소개받고 지난 5월 중순 다섯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타며 22시간을 날아 현지에 도착했다. 움마나크지방의 이슬룩수이트 마을은 북위 71도 그린란드중부 동부해안에 자리잡은 인구 1백20여명의 작은 마을.주거와생활방식은 서구화됐지만 전통 에스키모문화를 고수하고 있다.그들은 에스키모 고유 언어인 이누이트어를 쓰며 에스키모 순수 혈통을 지키고 있어 오염되지 않은 순수 에스키모의 모습을 담겠다는제작진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이었다.
하지만 카메라맨 김종찬씨가 설산에서 추락사하는 바람에 8월 중순 철수,사계절을 체험한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봄.여름밖에 영상에 담지 못했다.
〈이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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