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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일대 저층 아파트단지 투기열풍 再燃 조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20일 오전 서울강남구개포동 개포2지구 주공아파트 1단지 S부동산 업소를 찾은 金모(42.주부.서울강동구)씨는 2주일전 매물 안내판을 보고 점찍어 놓았던 13평형 아파트를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었다.
〈관계기사 34,35면〉 “집주인들이 물건을 죄다 거둬가 매물 판을 아예 떼어냈다”는 말을 들은 金씨는 1억2천만원에 집을 팔겠다던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3천만원을 더내도 안팔겠다”는 답변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金씨는 “결혼생활 15년동안 먹을것 안먹고 입을것 안입으며 알뜰히 저축해 겨우 아파트를 장만하는가 했더니 재건축 바람탓에 집값이 하루아침에 몇천만원씩 뛰어버려 내집 꿈이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고 허탈해 했다서울시가 잠실등 5개 지구의 고밀도 재건축을 허용하자마자 83,84년 집중적으로 조성된 택지개발지구인 개포.고덕지구 저층 아파트 단지에 집값 수직 상승현상과 때아닌 재건축추진 바람이 일고 있다.개포 주공 1,3,4단지 15평형의 경우 지난 10월초 1억8천만원까지 떨어졌다가 2억1천만원으로 반등하는등 이일대가 투기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덕지구도 일부 부동산업소들이 매물을 몽땅 거둬가는 바람에 2단지의 경우 13평형이 8천2백만원에서 1주일만에 8천5백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개포1지구 3단지 Y부동산 주인 송대호(宋大鎬.45)씨는 “내놓은 아파트가 있으면 사겠다는 전화만 5분에 한통꼴로 걸려올정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집값이 오르는 것은 재건축 개발에 따른 이상기대 심리가 확산되면서 아파트마다 재건축 추진열기가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일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부추김도 작용,매물이 사라지고 집값을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실제 서울시발표 직후 개포시영아파트 주민들이 재건축 추진을 위해 주민 동의를 받고 있으며 개포3,4단지 주민들도 재건축추진위를 잇따라 결성해 “5년안이면 큰 평수 집에 입주할 수 있다”는 말로 주민 동의를 얻어내고 있다.
택지개발지구인 개포.고덕지구는 택지개발지구내 저층 아파트를 건축할 경우 원 택지개발계획에서 정해진 가구별 세대수.용적률.
평형.층수에 변경이 없어야 가능하다는 건설교통부의 .택지개발 업무처리지침'에 따라 이지역에 대한 고층및 대형 재건축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수년간을 끌어온 저밀도 해제도 주민 쪽으로 유리하게 결정됐는데 건교부의 일개 지침이 고밀화 개발을 막을 수는 없다”고 공공연하게 개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강홍준.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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