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700 시대 온다? 너도나도‘ 비관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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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미국 다우지수가 어디까지 내려간다는 건가. 7000? 700? 그것도 아니면 7?”

세계 금융위기로 주가가 연일 추락하면서 주식전문가들이 누가 지수 전망치를 더 낮게 내놓는지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다우지수는 27일(현지시간) 전날보다 2.4% 떨어진 8175.77로 장을 마쳤다.

NYT는 주식전문가들이 앞다퉈 지수 전망치를 깎는 이유는 눈길을 끌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맞히든, 틀리든 극단적인 보고서를 내놓으면 일단 시선은 끌게 마련이다. 혹 그러다 맞히기라도 하면 대박이다. 별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투자전략가 일레인 가자렐리는 1987년 블랙먼데이 며칠 전 주식시장이 망가질 것이라고 예측해 한순간에 유명 인사가 됐다. 상승장에선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다. 경쟁적으로 전망치를 끌어올린다. 정보기술(IT) 버블이 터지기 얼마 전인 99년엔 다우지수가 3만6000까지 올라갈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당시 최고치는 1만1000선이었다. 전망이 틀려도 타격은 그리 크지 않다. 이런 주장은 대부분 금방 잊혀지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시장엔 극단적 전망이 쏟아진다. 유로 퍼시픽 캐피털 회장인 피터 시프는 최근 “미국 경제는 재난 상태”라며 “주가가 현 수준에서 90%는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장이 부풀려지는 경우도 있다. 내년에 다우지수가 50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고 알려진 피터 브룩바는 “5000~7000이 될 거라고 말한 적밖에 없다”며 “내년에 주가가 정확히 어디 가 있을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해명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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