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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해 기술 ‘로열티 적자’ 줄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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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최근 무역수지와 경상수지에서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금융위기다, 패닉상태다 하며 온통 걱정과 불안이 가득하다. 글로벌 시장의 첨예한 경쟁 속에서 기술무역수지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바로 창의적인 지식과 기술의 창출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6년도 기준으로 기술 수출로 19억 달러를 벌고 기술 수입에 48억 달러를 지출했다. 무려 29억 달러(약 3조원)의 기술무역수지 적자를 본 셈이다. 같은 해 150억 달러(약 15조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보면 원천기술이 부족한 설움을 절감하게 된다.

기술무역수지 적자를 줄여 무역수지 흑자를 향상시키는 것, 다시 말해 우리나라가 외화를 보다 많이 벌어들이는 것이야말로 선진적인 복지국가 건설,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길이다. 기술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다양하고 창의적인 산학협력, 즉 대학과 기업 간 협력을 통해 기술혁신을 앞당기는 것이다.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기업에 원천기술의 보고(寶庫)인 대학은 강력한 동반자이다. 최근 국내 대학들도 산학협력단 내에 기술이전조직을 설치하고 변리사·기술거래사 등과 같은 전문가를 영입해 활발한 기술이전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학 산학협력단의 활동은 기술이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성과 중심의 산학협동 연구개발과제 관리, 산업체 직원에 대한 기술교육, 기술지도와 자문 등과 같은 다양한 활동으로 기업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대학의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정부는 ‘커넥트 코리아 사업’을 통해 연간 500건 이상의 대학기술을 산업계로 이전, 신제품 생산과 공정혁신에 기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대학에서 기업에 이전해 준 기술, 그리고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한 기술 중의 일부는 외국의 기술을 대체함으로써 로열티 부담을 줄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대학이 수행하는 기초연구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핵심 원천기술을 연결하고, 기업 경쟁력의 핵심인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대학에 잠자고 있는 기술과 특허를 깨워 사업화를 촉진하는 등 산학협력의 길은 실로 다양하다. 11월 6~8일 역대 최대 규모의 ‘2008 산학협력 엑스포’가 경기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다.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산학협력 활동이 전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우제창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 직무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