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오거리 고가로 거설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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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가도로건설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대구시 수성구 두산오거리. [조문규 기자]

대구시가 수성구 두산오거리에 고가도로를 건설하려는데 대해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고가도로는 특히 인근에 추진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사업에 대한 교통 개선안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교통영향평가 자체가 효력을 잃게 된다.

대구시는 남구 대명동 대덕맨션~수성구 범물동 구간의 도로 건설에 따라 상습 정체지역인 두산오거리에 길이 275m, 폭 18m의 편도 2차선 규모의 고가도로를 건설키로 하고 2000년 실시설계까지 마쳤다.

그러나 재원 부족으로 시행이 미뤄지다 지난해 인근 두산동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건설업체에서 고가도로를 건립(사업비 160억원)해 기부채납키로 하는 조건으로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에 대해 두산오거리 인근 주민과 들안길 먹거리타운번영회 상인 등은 이달 초부터 이곳에 '고가도로 건설반대' 플래카드를 내걸고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고가도로가 건설되면 주변 경관을 해치고 고객들의 접근도가 떨어져 상권이 위축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수성구의회도 고가도로건설반대특위를 구성해 대구시에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규택 수성구청장도 "대구시가 교통영향평가를 할 때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며 대구시에 반대 의견서를 냈다.

그러나 대구시는 현재 차량 1대당 127.5초가 걸리는 두산오거리의 소통 수준이 고가도로가 건설되면 59.9초로 개선되기 때문에 이곳의 교통 개선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고가도로가 건설된다 해도 옆으로 3개의 지상차로와 보도 등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 조망권을 해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정기 대구시 도로과장은 "두산오거리 일대는 특별한 교통개선 사업 없이 초고층 주상복합사업이 시행될 경우 교통체증 정도가 현재보다 3배 이상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주민들과 수성구의 반대의견을 감안해 사업 시행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정기환 기자 <einbaum@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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