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봉사상 大賞 충북영동군학산면 부면장 이명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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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얼음처럼 맑고 옥처럼 깨끗하게 살자.』 충북영동군학산면 일대에는 부면장 이명기(李名基.50)씨의 이같은 신조가 학산면의면훈(面訓)처럼 알려져 있다.
31년동안 학산면사무소 한 곳에서만 근무해 온 李씨가 평소 실천해온 성실한 근무태도,투철한 봉사정신,주민화합 의지등이 면민들에게 깊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영동농고를 졸업하던 65년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그를 지역주민들은 「학산면을 일으킨 사람」이라고 부른다.
『담배농사가 주업이던 마곡리에 79년 포도재배단지 8㏊를 조성,이를 보급하는데 노력한 것이 오늘날 영동군에서 소득이 가장높은 고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밑거름이 될 줄 몰랐습니다.』 호병계 일을 보던 신혼초에는 오전6시에 출근해 자정이 다되도록 일하는 열성파였다.가뭄이 심했던 77년 여름 양수기 작동여부를 살피느라 한달간 밤새도록 관내를 돌아다니면서도 피곤한 내색 한번 안보였다며 함께 근무했던 영동군 공보계장 이재일(李在日.41)씨는 감탄했다.
면민들과 동료 공무원들은 이같이 과묵하고 우직한 점을 높이 사 그를 「대왕산상 곰」이라고 부른다.대왕산은 면사무소 앞산.
그는 매달 박봉에서 5만원씩을 떼내 3곳의 복지시설에 17년째 기부해오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은 빠듯한 월급으로 공부를 계속 시킬 수 없어 군에 보냈으며 올 7월에야 전셋방 신세를 겨우 면했을 정도다.
주말 외에는 면소속 미화원들과 숙식을 함께 하는 李씨의 수상소감은 대왕산 곰답다.
『뇌종양으로 3년째 몸이 불편한 아내가 기력을 회복하는 것이꿈이고 욕심이 있다면 학산면에서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는 것입니다.』 <영동=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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