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서울 온 홍콩 스타 수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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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국에는 여러 번 왔지만 일 때문에 제대로 한국을 느껴보지 못했어요. 언젠가는 한국 전통 음식을 천천히 음미해가며 이곳저곳 다녀볼 기회가 있겠지요."

대만 출신의 홍콩 여배우 수치(舒淇.28)가 영화 '디 아이 2'의 홍보차 한국을 방문, 12일 기자회견을 했다. 1996년 CF 모델로 데뷔한 수치는 '색정남녀', '옥보단 2' 등 주로 성인 영화에 출연해 섹시한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유리의 성', '밀레니엄 맘보'등을 통해 연기 실력을 다졌고, '버추얼 웨폰'에서는 어려운 액션 장면까지 소화해내는 등 다재다능한 면모를 과시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 덕분에 수치는 2002년 영화 '레옹'으로 유명한 프랑스 감독 뤽 베송과 '트랜스포터'라는 영화를 찍은 데 이어, 할리우드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권 여배우로는 다섯 번째로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연한 '디 아이 2'는 지난 3월 홍콩.말레이시아.태국 등 아시아 5개국에서 개봉 첫주 흥행 1위에 올랐던 화제작이다. 1편에 해당하는 '디 아이'는 이심결이라는 무명 여배우를 홍콩 톱스타로 만들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디 아이 2'에서 수치는 가는 곳마다 귀신이 보여 공포감에 시달리는 임산부 역할을 맡았다.

연기를 위해 일부러 살을 찌웠던 수치는 "정신분열 증세마저 보이는 임산부를 표현하는 게 그리 쉽지 않았다. 한국 관객이 변신을 시도한 내 연기와 영화를 좋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평소의 발랄한 이미지와는 달리 화장기 없는 초췌한 얼굴로 아기를 지키려는 불안한 임산부 역을 훌륭히 해냈다.

기회가 닿으면 한국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는 그는 "한국 영화는 기법 등에서 항상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려 해 놀랍다.다양한 장르에 출연할 수 있는 한국 배우들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에는 '디 아이 2'의 제작사인 어플러즈 픽처스의 대표 천커신(陳可辛) 감독과 '디 아이 2'를 감독한 옥사이드 팡이 동행했다. 수치 일행은 시사회에서 인사를 하고 국내 영화인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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