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사망 最多 포천郡 국도 현장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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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전국에서 도로연장당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가장 많은 군(郡)으로 포천.화성.청원군을 꼽을 수 있다.모두▶통과교통이 많고▶최근에 국도가 새로 확장됐으며▶도로주변 토지이용이 체계적이지 못한 지역이다.
운전자들은 처음 가는 길인데도 훤히 뚫렸다고 마냥 속도를 내는가 하면 길옆 주유소.휴게소에 들르려고 무단 좌회전도 서슴지않는다.주민들은 깜깜한 밤에도 별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차도를무단 횡단하는가 하면,횡단보도에는 경광등 하나 없는 곳이 많다.당국은 도로를 확장하면서 주민들을 위한 입체통로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고,마을통과구간에도 조명시설이 없다.지방자치단체는 또 도로여건은 따져보지도 않고 아무데나 휴게소.식당 등을 허가하고,이들 업체는 차량유출입로를 별도로 만들 생각은 전혀 하지않는다. 이같은 운전자.주민.당국 모두의 「무지(無知)와 태만」은 억울한 교통사고 사망자를 양산한다.그 중에서도 포천군내 도로는 악명이 높다.주로 외지차량이 많이 다니는 길인데도 「마을주변」이라는 안내.주의 표지는 물론 조명시설도 없다.9 4년포천군내 도로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63건중 보행자를 친 사고가26건으로 전체의 40%가 넘는다.그리고 이런 사고의 70%는오르막 내리막이 아닌 평탄한 직선구간에서 일어났다.차량들이 속도를 냈기 때문이다.확장된지 얼마 안된 4차선국도(43번)에서도로교통안전협회 연구진이 관측한 「속도자료」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난폭운전습성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조사대상차량중 제한속도(시속 70㎞)를 지킨 차량은 승용차의 경우 주간 10.8%,야간 5.0%에 불과했다 .사고위험이 훨씬 높은 야간에 속도를 더욱 높이는 무모함을 엿볼 수 있다.
운전자들은 또 커브길 운전방법도 제대로 모른다.커브가 시작되기 전에 충분히 감속하지 않고 대부분은 커브가 시작되는 곳 또는 커브의 중심에서 브레이크를 밟는다(전체 조사대상차량의 70%정도).이 또한 야간이 더 심해 절반정도 운전자 가 커브 가운데서 브레이크를 밟는다.이처럼 야간에 커브길을 과속으로 달리다 커브중심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습성은 언젠가는 「사고를 낼 목숨을 건 운전」이나 마찬가지다.
4차로 국도의 사망사고를 줄이는 데는 「보행자 조심」도 필수요소다.자동차 운전자는 보행자등 교통약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무단횡단은 절대 금물이고,횡단보도에서도 「신호등에만 의존」하기보다 「차량이 완전히 선후」에 건너는 습성을 몸에 붙이도록해야 한다.야간에는 특히 음주운전자가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보행자는 고려해야 하고,빗길.눈길.야간에는 보행자가 잘 안보인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또 달려오는 차량은 「서기보다는 그대로 달리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보행자는 손을 드는등 의사표시를 확실히 하는 습성이 필요하다.
당국의 사고방지 노력도 특히 중요하다.마을구간을 운전자에게 미리 예고하고,조명을 밝혀주며,갓길을 충분히 확보해주는 투자가필요하다.평면횡단보다 입체횡단시설을,또 과속방지를 위한 무인단속카메라를 집중 설치하는 방안은 사망자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음성직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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