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替의학현장을가다>7.중국 셴양오신 中.취재 메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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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새로운 약이 개발돼 환자에게 치료제로 직접 사용되기까지는 보통 4~5단계의 공식적인 실험과정을 거친다.우선 전임상(前臨床)이라 해서 실험실 내부의 실험을 거친후 동물을 상대로 하는 1상(1차임상실험),동물과 인체를 상대로 하는 부 작용실험인 2상,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 약의 효능이 어느 정도인가를 실험하는 3상을 거쳐 시판허가를 얻게 된다.그러나 제약회사들은이때부터 통상 5년동안 2만명정도를 상대로 하는 대규모 역학조사인 4상을 실시,「안전한 약물」이라 는 공인(公認)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셴양이 자랑하는 신약 복방선술과 복활렬소는 어떤 의미로는 중국 국내에서 이미 4상까지 끝난 약품이다.그러나 「안전한 약물」이라는 중국내의 공인이 아무런 제약없이 국경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아마도 크게는 문화,그리고 작게는 인식의 차이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통계나 숫자.기록으로 남겨진 문서보다 현장을 눈으로 보고,그리고 스스로의 사유(思惟)를 통해 얻게되는 결론을 보다 중요시한다.일상에서 사용되는 언어에서 보듯 「하오(好)」는 결코 「좋다」는 뜻이 아니다.엄밀하게 말하면 「그저 그렇다」는 뜻에 가깝다.그래서 열번의 편지왕래보다 단 한번이라도직접 만나 음식과 술을 함께하는 것에 보다 큰 신뢰를 주는 것이 좋은 예다.
이러한 인식은 약이나 의사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기자는 무통.무혈 수술을 하는 신도(본지 11월2일자 37면보도)를 비롯해 신약에 대한 검증된 자료를 원했다.
그러나 한결같이 대답은 이랬다.
『당신 눈으로 보지 않았나.아파서 걷지도 못하는 환자가 수술을 받고 웃는 얼굴로 큰 절을 하고 나가지 않았는가.치료가 된것이다.더 이상 무슨 기록이 필요한가.』 <김인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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