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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대종살리기>멸종위기의 이팝나무 묘목20만그루 代물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5월이면 하얀 쌀알과 같은 꽃들이 나무 가득 피어나는 이팝나무.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마을 어귀에 당산목이나 성황목으로 이팝나무를 심고 가꾸며 꽃이 얼마나 많이 피느냐로 그해 풍년을점쳤을 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나무다.
이 때문에 경남양산시상북면석계리등 전국 8곳의 수백년된 이팝나무 노거수(老巨樹)들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이들 나무는 노령화된데다 번식이 잘 안되는 특성 때문에 대가 끊기고 사라질 위기에 몰려 있다.이런 가운데 전북전주시덕진구전미동 소양천변 청산농원 2천6백여평에는 이팝나무 묘목이 가득 자라고 있다.
2 크기의 4년생 5만5천그루등 20만그루가 넘는 묘목들은 정승수(鄭承洙.47)씨가 93년부터 가꾸기 시작한 것들이다.
교직에 몸담고 있던 鄭씨가 이팝나무 재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전주천변 다가공원과 천주교 순교지인 초록바위에서 이팝나무 자생지를 발견한 89년부터.
鄭씨는 89년부터 교직을 접어둔 채 전국을 뒤져 이팝나무가 자라는 80곳을 찾아내 채종(採種)을 시작했다.보존및 번식을 위해서는 채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었다.전국의 이팝나무 2백여그루에서 93년까지 채종한 이팝나무 씨앗은 세가마니 .지금 鄭씨농원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묘목은 이때 파종한 씨앗에서 자란 것들이다.
『이팝나무가 가로수나 조경수로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중국에서 이팝나무 종자가 한해에 2백~3백가마씩 들어오고있어요.』 국내 토종과 어떻게 다른지 연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손쉽게 돈을 벌려는 사람들 때문에 중국산 이팝나무가 전국토에 널리 퍼지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전주=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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