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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문제 이면지로 풀고 재생비누 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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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25일 오전 10시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사 1층. 전국의 ‘어린 환경 영웅’ 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중앙일보가 주최한 ‘2008년 어린이·청소년 환경수기 공모전’ 시상식에 참석한 초·중·고생들이다.

“‘피스 앤 그린보트’를 타고 해외를 둘러보게 돼 너무 좋아요.”(환경상, 대원외고 2년 김다솜)

“보트를 꼭 타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다음엔 혜택을 늘려 주세요.“(그린상, 진선여고 1년 조연지)

작은 영웅들은 ‘자연사랑’과 ‘환경보호’ 경험을 나누며 얘기꽃을 피웠다. ‘피스 앤 그린보트’는 다음 달 20일부터 7박8일간 크루즈를 타고 일본·대만의 환경 명소를 둘러보는 프로그램. 환경상과 지구상 수상자 세 명이 부상으로 이 배를 타게 된다.

전체 대상을 받은 김양은 “기말고사 때문에 망설였지만 일본 남쪽섬 이시가키(石垣)의 산호초 등을 꼭 보고 싶어 타기로 했다”며 “벌써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환경과 법을 공부해 국제 환경분쟁 조정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김양의 ‘환경 사랑’은 다섯 살 때 시작됐다. 어머니가 우유팩을 깨끗이 씻은 후 말려 재활용 휴지와 교환하고, 쓰레기 분리 수거를 하는 것을 보고 환경과 친해지게 된 것이다.

초등학생 때는 서울 초등학생 환경캠프에 참가해 지구온난화 방지의 중요성을 체험했다. 그 후 용돈을 쪼개 유엔환경계획(UNEP)에 매달 환경보호 기부금을 내고 있다. 김양은 “지구를 덥게 만들거나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매일 돌아보면 스스로 절약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구상을 받아 그린보트에 동승하는 이지혜(근명여중 2)·오형지(사당초 5)양도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구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수기를 썼던 이양은 “환경 블로그를 통해 교복은 세제보다 오염이 덜 되는 재생비누로 빨고, 연습문제를 풀 때는 꼭 이면지를 이용한다”고 소개했다.

UNEP 어린이 회원인 오양은 “프로젝트를 하나 실천해야 하는데 ‘관악산을 살리자’로 정했다”며 “친구들과 쓰레기도 줍고, 등산객에게 산불 조심 캠페인도 했다”고 말했다.

시상식에는 수상자와 가족·교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환경부 김지태 자연보전국장은 “주변의 환경 문제를 글로 알리는 것도 중요한 환경 운동”이라며 격려했다.

학생들은 본지가 마련한 ‘1일 환경 아카데미’에도 참석했다. 용인 에버랜드 오·폐수처리장에서는 물 정화과정을, 팔당호에서는 오염 감시 시스템을 둘러봤다. 중앙일보의 환경수기 공모전은 내년 하반기 2회 대회가 열린다. 참가 대상은 전국 초·중·고생을 대상이다. 시상 부문은 ▶환경상 ▶지구상 ▶그린상 ▶파란상 ▶장려상 등 5개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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