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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원시적 전율 가득 "고스트 앤드 다크니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조스』가 뭍으로 상륙했다.16일 개봉되는 『고스트 앤드 다크니스』는 1백30명의 목숨을 앗아간 두마리의 전설적인 식인사자 이야기다.황갈색 덤불에 숨어있다가 돌연 튀어나와 사람을 물어뜯는 사자의 모습은 시퍼런 바다에서 갑자기 흰이 빨을 드러내며 솟구치는 조스 못지않은 스릴을 안겨준다.
1896년 동아프리카의 상아에 눈독들인 영국은 이곳에 철도교량을 건설키로 하고 전문가 존 패터슨 대령(발 킬머)을 파견한다.그러나 그가 온 첫날부터 공사장에는 「유령(고스트)」과「어둠(다크니스)」이란 두 식인사자가 출몰,공사는 중 단되고 패터슨은 전문킬러 레밍턴(마이클 더글러스)과 합세해 사냥에 나선다. 『두 식인사자는 자연균형을 방해한 인간의 업보』라는 원작자의 설명이지만 이런 주제를 들먹이기 낯간지러울 만큼 영화는 스필버그식 재미에 치중한다.총과 맨주먹으로 사자와 맞서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첨단무기 스릴러에 중독된 관객들에게 오 랜만에 심장이 들썩대는 원시적 전율을 만끽시켜 준다.그러나 사자소리에 겁먹고 도망치는 흑인인부들과 대조적으로 용감하게 버티고 서서 사자를 퇴치하는 두 백인의 모습은 서구인들의 피부우월의식을 막연히 반영한 듯해 좀 걸린다.용감하지만 좀 어리숙한 주인공 발킬머가 여성팬들이 꽤나 좋아할만한 스타일로 나오고,극중파트너이자 영화 제작자인 마이클 더글러스는 후배에게 인기를 몰아주려는듯 사냥도중 사자밥이 돼 물러난다.두 스타보다 더 관심을 끄는것은 식인사자를 교대로 연기한 다섯마리의 사자배우들.특히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사람을 물지 않고 레슬링을 즐길 수 있도록 훈련받았다는 캘리포니아산 「수단」이란 놈이 눈길을 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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