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줄스 대신 감독 62년作 흑백영화 "페드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앤서니 퍼킨스.멜리나 메르쿠리등 60년대의 전설적인 배우들이주연한 영화 『페드라(Phaedra)』(사진)가 16일 코아아트홀과 시네하우스 예술관에서 개봉된다.67년 국내 상영된뒤 29년만의 재개봉이다.
멜리나 메르쿠리의 남편인 줄스 대신 감독이 62년에 발표한 흑백영화인 『페드라』는 그리스 신화중 가장 뜨거웠던 금단의 사랑을 그린 고전명작.누아르풍의 멜로드라마다.계모와 전처의 아들이란 관계로 만난 남녀가 첫눈에 거역할 수 없는 운명적 사랑에빠져 결국 파멸에 이르는 이야기다.
『죽어도 좋아』란 제목으로 67년 국내 상영됐을 때 센세이셔널한 화제를 불러모았으며 이후 사운드트랙이 음악감상실등을 통해꾸준히 인기를 모은 작품이다.주인공 알렉시스(퍼킨스)가 절벽을향해 자살레이스를 벌이며 사랑한 새어머니 페드 라(메르쿠리)를외치다 바다에 떨어지는 마지막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가 인상적이다.
이번 재개봉은 젊은 영화관객 사이에서 고전영화에 대한 관심이높아지고 있는데도 『페드라』가 비윤리적인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어 TV상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당한 관객층이 있으리라는 수입사측의 계산으로 이루어지게 됐다.
퍼킨스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에서 이상성격의 청년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으며 오슨 웰스의 『심판』등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그리스의 대표적 스타인 메르쿠리는 정치적인 편력으로도 유명한 여배우.할리우드의 매카시선풍을 피해 자진망명한 대신 감독의 부인이 되면서 『일요일은 참으세요』등에 출연,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사회주의자로 한때 그리스정부에 의해 쫓겨났었다.81년에 문화부장관을 지내는등 94년 사망하기까지 그리스 문화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