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公開수술로 '언론자유' 과시-진행상황 수시로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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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수술이 갖는 의미는 여러가지지만 러시아 민주주의의 신장및 언론자유라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갖고있다. 과거 소련시절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속도로 수술실시에 관한 소식이 언론에 즉각 공개됐으며 수술에 참여한 전문가들에 대한 언론의 접근도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 옐친이 수술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전한 이타르-타스통신의보도는 현지시간으로 5일 오전7시37분에 나왔다.
옐친의 수술이 시작된지 정확하게 37분후였다.
이것도 언론의 취재에 의한 것이 아니라 크렘린의 공식발표에 의한 것이었다.
과거 브레즈네프 서기장이 심장병을 앓고있으며 수술을 받았다는사실은 그가 죽을 때까지 국가기밀이었으며 그의 사망소식도 이틀지나 발표됐던 것을 감안하면 지극히 이례적인 것이다.
그만큼 러시아의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권리에 대한 크렘린 당국의 인식이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때문에 5일 세르게이 야스트루젬스키 크렘린 대변인이 옐친의 수술돌입을 알리는 뉴스브리핑을 하려할 때 정작 모스크바의 언론인들은 어떤 내 용의 브리핑인지 사전에 전혀 감을 잡지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크렘린의 또다른 변신은 이후에도 계속됐다.비록 수술장면이나 마취된채 수술실로 들어가는 장면등에 대한 사진촬영과 텔레비전 중계를 제한하긴 했지만 수술 진행상황을 수시로 브리 핑했고,수술직후엔 완전히 탈진한 집도의 레나트 악추린을 기자회견장에 등장시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게 한 것이다.
과거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실시했던 글라스노스트 정책의 성과가처음으로 국가지도자의 안위와 연관해 검증된 케이스라는 점에서도이번 수술은 또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는게 러시아언론학자들의 평가다.
김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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