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오른97예산案심의>豫決.환경 노동委 티격태격 跛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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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내년도 나라살림 71조6천억원에 대한 국회의 본격 심의가 착수된 4일.예결위와 환경노동위가 첫날부터 파행을 겪었다.특히 환경노동위에선 욕설과 인신공격이 난무,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오후 개회한 15대 첫 예결위는 야당의원들이 권영해(權寧海)안기부장등의 출석을 요구하며 티격태격하다 2시간20분만에 끝나 의원들이 예산심의에 대한 의욕이 있는건지 의문을 갖게했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야당의원들은 『안기부장등 안보 이는 국무위원이 많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심정구(沈晶求.신한국당.인천남갑)위원장의 무마로 간신히 한승수(韓昇洙)경제부총리의 95회계연도 결산및 예비비 사용에 관한제안설명을 들었으나 곧이어 야당의원들의 공세가 재개됐다.
『국방.정무.통상산업장관 외에 외무장관도 안 보인다』는 야당의원들의 반박으로 정회했으나 20분후 속개된 회의는 정책질의없이 불출석 국무위원에게 사유를 묻기로 하고 산회했다.
…예산결산심사에 나선 환경노동위는 회의 벽두 국민회의 조성준(趙誠俊.성남중원)간사가 『이긍규(李肯珪.자민련.서천)위원장이노동부 국감 마지막날 일방적으로 종료를 선포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소란이 시작됐다.李위원장은 『자정이 넘어 서 그런건데 어쨌든 부덕의 소치』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국민회의 방용석(方鏞錫.전국구)의원이 李위원장을 몰아붙인뒤 『골프회동으로 물의까지 빚었는데 사과를 하든지 위원장직을사퇴하라』며 인신공격을 했다.
그러자 신한국당 김문수(金文洙.부천소사)의원은 『그날 야당의원들이 마이크를 집어던지고 책상을 발로 찬건 생각도 안하느냐.
피감기관 보기 부끄러워 감사 못하겠다.품위좀 지키자』고 질책했다. ***욕설서 人身공격까지 이때부터 분위기는 엉망이 됐다.
『金의원 발언에 역겨움을 느낀다.여당의원들이 애국자냐』『거짓말하지마』『사과하라』등 원색적인 발언들이 난무했다.일부 다선의원들은 자괴스럽다는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가버렸다.소란은 1시간30여분 계속됐다 .
예산설명을 하러왔던 정종택(鄭宗澤)환경장관과 직원 60여명만꼼짝없이 앉아 싸움을 지켜보다 『도대체 이런 회의가 어디 있어』라고 어이없어 했다.
…건교위에서는 내년도 사회간접시설(SOC)예산안에 대한 정부보고중 일부 착오로 논란을 벌였다.건설교통부가 제출한 「97년예산안 개요」에서 실제 내년 고속철도 예산이 5천6백96억원인데도 1조6천1백34억원이라고 잘못 보고한 것.
보고서에는 민자(民資).해외차입금.채권발행액까지 합쳐 정부예산안으로 둔갑돼 있다.
***高速鐵예산 잘못 보고 이에대해 김명규(金明圭.국민회의.
광양).유종수(柳鍾洙.자민련.춘천을)의원은 『민자까지 예산에 포함시킨 것은 정부가 자기돈은 안쓰면서 생색을 내려는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이들은 서울역(56억원).남서울역(28억원).천안역(1백26억원).대전역(5억원).대구역(5억원)등 5개역에 대한 민자유치 내용을 『교묘한 대선용 선심예산』이라며 비난.
채영석(蔡映錫.국민회의.군산갑)의원도 『이런 식으로 장난치면예산안이 넘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엄포.
건교부 유상렬(柳常悅)차관은 『「사업비 내역」으로 분류했어야하는데 내년도 예산안으로 잘못 기재했다』며 『결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무성(金武星.신한국당.부산남을)의원등 여당의원들은 『건교부가 자료를 부실하게 만들었다』고 정부를 야단치는 한편,『어떻게고속철도 예산이 내년 대선용이란 말이냐』며 정치적 해석에도 이의를 제기.
김종혁.이정민.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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