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代 이 사람을 주목하라] 18. 한나라 진영 당선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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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이 끝난 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새 비서실장으로 진영(서울 용산) 당선자를 임명했다. 재선 의원이 기용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은 인선이었다. 朴대표의 한 측근은 "陳당선자가 초선이지만 그의 정치적 경험 등을 고려하면 재선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천거하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경기고.서울대 법대를 나온 陳당선자는 한때 '잘 나가는' 국제관계 변호사였다. 당시 그는 많은 동료 법조인들이 정치권으로 가는 것을 봤지만 자신이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정치에 발을 디딘 것은 이회창 전 총재 때문이다. 1987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을 만든 陳당선자는 95년 李전총재를 모임의 고문으로 초빙했다. 당시 李전총재는 총리에서 물러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이듬해 李전총재가 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李전총재는 신임하던 陳당선자를 특보로 기용했다.

그가 들어선 정치의 길은 쉽지 않았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그는 낙선했다. 지금의 지역구인 용산에서 출마했지만 110여표 차이로 졌다. 하지만 그는 그날부터 다시 시작했다. 개표가 끝난 순간 그는 소아과 전문의인 아내와 함께 밤새도록 낙선 사례를 붙였다. 그가 탄핵역풍과 강한 상대(열린우리당 김진애 후보)를 뚫고 금배지를 달게 된 것도 이런 성실함 때문이라고 주변에선 말한다.

陳당선자는 한나라당에선 보기 드문 이라크 파병 반대론자다. "당론과 달라 부담스럽긴 하지만 국제평화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는 것이다. 盧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사법시험 17회)인 그는 "서로 가는 길은 다르지만 盧대통령의 정치역정엔 존경할 만한 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를 지망한다. "과학기술 입국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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