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패로가 22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여성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 제공=세계여성포럼 사무국]
이날 만난 패로는 “왜 인도주의자의 길을 가는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출근 도중에 지각할까봐 마구 뛰어가고 있는데 연못에 빠져 익사하기 직전인 어린아이의 비명 소리를 들었다고 해봅시다. 우리는 이 아이들을 구해야 할 책임이 있을까요? “
그 답은 패로 자신의 삶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는 유니세프 홍보대사를 맡고 있으며, 자녀가 14명이다. 이 가운데 4명을 빼곤 모두 ‘가슴으로 낳은 자녀’다. 입양했다는 소리다. 그 10명 가운데 한국 출신 아들도 있다. “뇌성마비를 앓았던 그 아들은 분홍색 담요에 싸여 공중전화 부스 안에 놓여있었대요. 두 살이 되던 해에 우리 가족이 됐지요. 재활 치료를 잘 받아서 지금은 결혼도 하고 가족 상담사로 일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패로는 배우로서는 성공했지만 여성으로는 곡절이 많았다. 서른 살 연상 프랑크 시나트라와의 사랑에 실패했고, 우디 앨런 감독과의 결혼도 파경에 이르렀다. 음악가 앙드레 프레빈과 살던 당시 한국에서 입양했던 딸 순이 프레빈이 의붓아버지 앨런과 스캔들을 일으켜 미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일은 패로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순이는 결국 앨런과 결혼했다.
패로는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자신을 지탱해준 두 단어가 있다고 했다. “제 인생에는 두 가지 ‘R’이 있습니다. 하나는 ‘존중(respect)’이고 다른 하나는 ‘책임(responsibility)’입니다. 가족과 인류를 존중하고 매 순간 책임을 가지고 살면 무슨 일이든 그릇된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가 현재 혼자 키우고 있는 자녀 10명 중 7명이 딸이다. “딸에게 대학을 가라고 강요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저는 젊은 여성들이 삶에 확신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딸들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면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제 소망입니다.”
서울시와 MBC·이화여대가 공동주최하는 2008 WWF 행사는 국내외 학자와 여성지도자 400여 명이 참가하는 가운데 23일까지 열린다. ‘인도주의 활동과 여성의 역할’‘여성이 행복한 도시’‘미래사회를 위 대학교육 개혁’‘21세기 생존키워드, 다양성과 지속가능성’ 등이 주제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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