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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인류 존중, 책임감 있는 삶이 좌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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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아 패로가 22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여성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 제공=세계여성포럼 사무국]

 영화 ‘한나와 그 자매들’‘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미아 패로(64)가 한국을 방문했다. 22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개막한 ‘2008 세계여성포럼(WWF)’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수단·다르푸르 등 세계 분쟁지역을 돌며 인권운동을 펼친 인도주의자 자격으로 이 행사에 초청됐다.

이날 만난 패로는 “왜 인도주의자의 길을 가는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출근 도중에 지각할까봐 마구 뛰어가고 있는데 연못에 빠져 익사하기 직전인 어린아이의 비명 소리를 들었다고 해봅시다. 우리는 이 아이들을 구해야 할 책임이 있을까요? “

그 답은 패로 자신의 삶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는 유니세프 홍보대사를 맡고 있으며, 자녀가 14명이다. 이 가운데 4명을 빼곤 모두 ‘가슴으로 낳은 자녀’다. 입양했다는 소리다. 그 10명 가운데 한국 출신 아들도 있다. “뇌성마비를 앓았던 그 아들은 분홍색 담요에 싸여 공중전화 부스 안에 놓여있었대요. 두 살이 되던 해에 우리 가족이 됐지요. 재활 치료를 잘 받아서 지금은 결혼도 하고 가족 상담사로 일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패로는 배우로서는 성공했지만 여성으로는 곡절이 많았다. 서른 살 연상 프랑크 시나트라와의 사랑에 실패했고, 우디 앨런 감독과의 결혼도 파경에 이르렀다. 음악가 앙드레 프레빈과 살던 당시 한국에서 입양했던 딸 순이 프레빈이 의붓아버지 앨런과 스캔들을 일으켜 미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일은 패로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순이는 결국 앨런과 결혼했다.

패로는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자신을 지탱해준 두 단어가 있다고 했다. “제 인생에는 두 가지 ‘R’이 있습니다. 하나는 ‘존중(respect)’이고 다른 하나는 ‘책임(responsibility)’입니다. 가족과 인류를 존중하고 매 순간 책임을 가지고 살면 무슨 일이든 그릇된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가 현재 혼자 키우고 있는 자녀 10명 중 7명이 딸이다. “딸에게 대학을 가라고 강요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저는 젊은 여성들이 삶에 확신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딸들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면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제 소망입니다.”

서울시와 MBC·이화여대가 공동주최하는 2008 WWF 행사는 국내외 학자와 여성지도자 400여 명이 참가하는 가운데 23일까지 열린다. ‘인도주의 활동과 여성의 역할’‘여성이 행복한 도시’‘미래사회를 위 대학교육 개혁’‘21세기 생존키워드, 다양성과 지속가능성’ 등이 주제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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