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쓰는가정문화><전문가제언>18.이혼.재혼이 죄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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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상담소를 찾는 재혼가정에 있어 부부갈등의 문제는 여성의 경우초혼의 실패요인을 정확하게 분석,인식하지 못하고 재혼에 임하는것과 재혼한 남편의 태도,그리고 자녀문제다.재혼한 남성들은 대부분 두번째 아내를 조강지처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아이를 길러주고 집안살림을 맡아 해주는 사람,그리고 성적인 대상으로만아내를 대한다.그래서 후처에게는 경제권을 맡기지 않고 단지 의무만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전처 아이들이 새엄마를 엄마로 대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거기에 시집사람들과 남편이 아이들 편에 서 있고보면 후처의 경우 엄마의 자리엔 영원히 앉을 수 없게 된다.
어떤 경우라도 재혼때 후처와 아이들의 원만한 관계를 원한다면시집사람들이나 남편은 중립의 위치에 앉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겠다. 또한 재혼한 여성은 아이들에 대해 너무 무관심해서도,그렇다고 필요이상 관심을 가져도 좋지않다.자연스럽게 서로 부딪쳐가며 갈등과 마찰을 해소하고 애정을 키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혼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혼의 아내를열린 시각으로 보는 남성들의 보다 성숙하고 세련된 생활태도가 절실히 요망된다.또 여성에겐 보다 냉철하고 합리적인,그리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재혼상대를 선택하는 안목이 가장 필요하다고 본다. 재혼을 하려는 이들은 누구나 「꼭 내가 재혼을 해야만 할까」라는 물음을 반드시 가져 보길 권한다.「혼자서는 살기 힘드니까」라는 식의 패배주의에 젖어 재혼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재혼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면 그때는 상대에게 자신의 권리주장도 확실히 해야 한다.
곽 배 희 〈가정법률사무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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