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사의부모고민상담>힙합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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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문*** 고1짜리 딸아이가 힙합바지란 것을 입고 다닙니다. 엉덩이에 겨우 걸치고 다니는 꼴 하며 길거리의 먼지는 다 쓸고 다니는 듯해 영 못마땅합니다.섣불리 얘기하면 「세대차」 운운할까봐 혼자 끙끙 앓고 있습니다.
이숙현<서울서대문구아현동에서> ***답***요즘엔 사복뿐만 아니라 교복도힙합바지 차림으로 입고 다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70년대에도 17인치가 넘는 통바지를 입고 다녔고 경찰에 잡혀 머리가 잘려 나가면서도 장발을 하고 다녔습니다.요즘의 힙합바지가 중.고등학생의 전 유물이라면,그 당시의 통바지는 엄마.
아빠세대의 유행 스타일이었죠.
외국에선 이런 바지를 빠른 댄스음악계열인 「힙합」이란 음악을좋아하는 일부 청소년들이 입는다고 합니다.주로 저소득층의 자녀들이 그들만의 문화를 나타내며 입는 것이라고 합니다.금방이라도흘러 내릴 것 같은 바지 모양 때문에 성적(性 的)자유의식의 표현이라고 우려하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흑인 랩음악을 하는 일부 연예인이 입은 것을 보고 누구나 입는 줄 알고 시작된 듯합니다.저급문화의 수입이라는의식없이,단지 눈에 띄고 또래 아이들이 입으니까 따라 입을 뿐입니다. 불량스럽고 지저분하게 보인다는 점을 말해주고 지나치게혐오스럽게 입지 않는다면(혁대를 늘어뜨리거나 하는)학원 같은 곳에 입고 갈 때는 허락해 주세요.
남의 집에 들어갈 때는 폐가 되니 바지를 걷고 들어가라고 일러주세요.바지길이를 약간 줄여주거나 엄마 앞에서만이라도 짧게 입도록 접어주어 엄마의 기준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합니다.아이들도 길게 보이면서도 땅에 끌리지 않게 하려고 나름 대로 연구를해서 압정을 박아 신발 뒤축에 바지단을 고정시키기도 합니다.
스쳐 지나가는 유행으로 보아줍시다.유행을 따라가고 싶은 나이에 경험하지 못하고 억압되면 성인이 되어 나이에 맞지 않는 유치한 행동이나 이상한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숙자<교육심리학 박사.연세대 강사> 「한박사의 부모고민상담」은 사춘기 자녀를 올바로 키우기 위한 독자여러분의 팩스(02-751-5627)및 서신상담(서울중구순화동7 중앙일보사 편집국 생활부 담당자앞,우편번호 100-759)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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