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 'APEC효과' 훈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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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 부산 해운대 동백섬에 세워질 2005 APEC 회의장 조감도.

부산 지역경제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부산이 내년 11월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로 지난달 결정되자 지역의 특급 호텔 등은 벌써부터 객실 증설에 나서고 전시컨벤션센터가 시설 보완에 들어가는 등 분주하다.

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등 지역 경제단체들은 APEC을 외자유치와 기업홍보의 장(場)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를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 살릴 전기로 삼자는 의도다.

◆지역호텔들 새 단장=정상회담 장소로 결정된 해운대 동백섬 인근의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은 객실 6개를 최고급 스위트룸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 방의 설계는 외국의 유명 인테리어 전문업체가 한다.

또 각국 정상들에 대한 체계적 서비스를 위해 임직원의 해외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부산웨스틴조선호텔도 스위트룸을 전면 손질하며, 스위트룸을 하나 더 만들고, 8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도 새로 꾸민다.

부산메리어트호텔은 참가국의 풍습.문화적 색채가 나는 맞춤형 서비스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운대그랜드호텔과 부산롯데호텔도 최상급 스위트룸을 각각 1개, 2개씩을 더 만들기로 했다. 부산시는 APEC 정상회의 기간에 연인원 1만여명의 외국인이 부산에서 묵을 것으로 내다보고 이들의 관광코스 개발을 위해 지역관광업체들과 협의 중이다.

한 차례의 정상회의를 열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도 시설을 확장한다. 벡스코는 100억원을 들여 통신.정보.방송시설 등을 보완하고 영접장도 넓히기로 했다.

벡스코 정해수 대표는 "중국 상하이(上海)는 2001년 APEC 개최 이후 국제회의가 200여개로 늘어나 컨벤션산업이 크게 발전했다"며 "벡스코도 세계적인 컨벤션 시설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관광업체들도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늘어날 관광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업체끼리 컨소시엄 구성 등을 논의 중이다.

◆투자유치에도 APEC 활용=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과 부산시는 11일부터 20일까지 미국.네덜란드에서 여는 공동 투자설명회에서 APEC의 부산 개최 사실을 부산지역의 투자유치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APEC 특별 홍보팀'을 만들기로 했다. 부산시는 이와 별도로 수출촉진단을 만들어 APEC 참가국들에 파견하거나 참가국 기업인, 경제단체 관계자를 부산으로 초청해 산업단지 등을 둘러보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APEC 회의 기간에 '부산 기업 박람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상의는 부산기업의 제품과 기술을 알리는 홍보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지역 유통업계도 활로 모색=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 유통업계도 APEC 회의 개최에 거는 기대가 크다. 롯데백화점 이경길 홍보과장은 "APEC 회의와 관련한 건설산업이 활기를 띠면 소비심리도 되살아나지 않겠느냐"며 "다양한 판촉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쇼핑몰인 쥬디스태화도 매장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자갈치시장.국제시장 등 부산지역의 재래시장은 APEC 특수(特需)를 겨냥해 온라인 상품거래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한편 부산발전연구원은 이번 회의 개최로 2500억원에 가까운 지역생산 유발 효과가 있고 5000명이 일자리를 얻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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