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현장@전국] “잊혀진 청남대, 명소로 되살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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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원군 문의면 신대리 대청호변. 호수와 주변 산림이 어우러진 수려한 경관을 갖춘 이곳에는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쓰이던 청남대가 있다. 17일 오전 청남대에는 20여 명의 관광객만이 본관 건물과 정원을 둘러보고 있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관람객 성수야(65·여·대구시 침산동)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볼 게 없다”며 아쉬워했다.

충북 청원군 문의면 신대리 대청호변에 자리 잡은 청남대 정문으로 관광객들이 들어가고 있다.충북 청원군 문의면 신대리 대청호변에 자리 잡은 청남대 정문으로 관광객들이 들어가고 있다. 관광객들은 13㎞ 떨어진 문의면 소재지에서 셔틀버스를 타고와 정문에서 내려 청남대 안으로 들어간다. [청원=김성태 프리랜서]


대통령 별장으로 ‘남쪽 청와대’란 의미를 가진 청남대가 개방 5년째를 맞으면서 찾는 사람이 크게 줄어 애물단지 신세가 되고 있다. 청남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03년 4월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며 일반에 전격 개방했다. 이후 충청북도가 관리권을 넘겨받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개방 이듬해인 2004년 100만 명이 찾았으나 10만∼20만 명씩 줄어 지난해에는 57만 명에 그쳤다. 주변 관광자원이 취약하고 청남대 내부도 크게 볼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청남대를 구경하려면 문의면 소재지(미천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13㎞나 이동해야 한다.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대통령 숙소로 쓰이던 본관동 건물에서 역대 대통령이 쓰던 침구나 생활도구·오락기구(노래방 기계)를 둘러보고, 바로 옆 역사문화관에서 대통령 사진 등 전시자료를 구경하는 데 10분이면 끝난다.

198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지어진 청남대는 184만여㎡의 터에 본관 건물(숙소·집무실)과 골프장(6홀)·수영장·양어장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대통령 다섯 명이 88회(412일) 사용했다. 현재 도청 직원 14명을 포함해 경비·청소·조경·안내·매표 등에 90여 명이 일한다. 이들의 인건비와 관리비는 연간 30억원에 달하지만, 입장료 수입은 20억원에 그치고 있다.

문의면 번영회는 15일 지역 주민 30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청와대와 정부에 냈다. 주민들은 “청남대를 대통령 임시 별장으로 1년에 한두 번이라도 사용하고, 영빈관이나 정상회담 장소로도 활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대청호에 여객선을 띄우고, 인근에 숙박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상수원 보호구역을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다.

충북도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관리동 옥상에 하늘정원을 만들었고, 내년에는 주변에 8㎞ 길이의 산책로를 만들기로 했다. 청남대 이규상 관리소장은 “청남대를 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지만 관광객 증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청원=김방현 기자 ,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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