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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하천 정비방안 정책토론회 요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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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지역 작은 하천 대부분이 복개돼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그나마 남아있는 하천도 여름철 외에는 메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이에 시민.환경단체에서 최근 더 이상의 하천복개는 안된다고 반대하고 나서고 있다.이런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자연성 회복을 위한 서울의 도시하천 정비방안」에 관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삭막한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도시 하천 정비방안이 다양하게 제시된 이날 토론회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註] 서울시내 몇몇 기초 자치단체는 지난해부터 양재천.안양천등을 자연형 하천으로 정비하고 있다.
서울시도 최근 중랑천등 9개 하천에 대한 정비계획을 세웠다.
야자섬유.나무말뚝.자연석등으로 호안(護岸)을 쌓고 그 위에 갯버들등을 심어 도심 하천변에도 나무와 풀이 자라도록 하겠다는계획이다.
또 둔치에는 자연학습원.자전거도로.체육시설등이 들어선다.
시정개발연구원 이상호(李相湖)박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자연형하천 만들기가 오히려 자연적인 원래 모습을 해치는 경우도 있다』며 『타당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재료.공법을 획일적으로 사용하는 조급한 하천정비는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 다.
무엇보다 도시하천이 제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하천복개와 하천이 메마르는 건천화(乾川化)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것이다. 서울시내를 흐르는 청계천.면목천.월곡천.녹번천.봉원천.시흥천등은 1백% 복개됐고 봉천천.화계천.가오천.오류천.성북천등도 70% 이상 복개됐다.이에 따라 한강본류를 제외한 서울시내 26개 주요 하천의 복개율은 54%.
이밖에 안양천.중랑천 제방에 도시고속도로가,도림천에 지하철 2호선 고가철도가 지나가고 있고 탄천.정릉천에는 도시고속도로가건설되고 있어 서울시내 곳곳의 하천은 제모습을 잃어가고 있다는주장이다.
복개된 하천은 태양광과 공기순환이 막혀 복개천 내부가 광합성이 정지된 무산소 상태로 자연정화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李박사는 또 도시하천의 건천화는 대규모로 건설된 하수처리장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근 하천으로 들어갈 지하수를 뽑아 쓰고 이때 발생한 오.폐수는 멀리 떨어진 하류의 대형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하수처리장의 평균 용량이 하루 6천5백인데 비해우리나라는 16만5천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李박사는 건천화 방지 대안으로 소하천 유역별로 소형 하수처리장 신설을 제안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서울대 박종화(朴鍾和.환경대학원)교수는 『80년대 한강종합개발계획으로 하천부지 6백만평 이상이 둔치.택지.도로로 전용됐다』며 『물과 무관한 하천부지 이용은 더 이상배제돼야 하고 원래 있던 하천으로 되돌려야 한다 』고 강조했다. 서울YMCA 남부원(南富元)시민개발부장은 『하천 가꾸기는 시민이 직접 찾아가 즐기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빗물이지하수가 되도록 투수성(透水性)도로포장재 사용을 확대해야 건천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우효섭(禹孝燮)박사는 『중.대하천은 치수(治水)에,소하천은 생태적인 면에 중점을 두고 관리해야 한다』며『자연형 하천정비가 조형미에 너무 치우쳐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한편 서울여대 이창석(李昌錫)교수는 『제대로 된 자연하천 복원을 위해서는 생태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공원녹지등 육상 생태계와 연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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