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같은 분쟁지 취재 연수] 외국선 어떻게 준비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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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지역 취재연수는 분쟁지역 취재를 떠나는 영국 BBC와 로이터 등 서방언론 기자들은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필수과정이다. 다섯가지 이상의 예방주사와 보험.방탄복.헬멧은 필수다. 분쟁지역 취재기자만의 얘기가 아니다. 연수 도중 접한 영국 더 타임스 지난 4일자에는 미국의 스포츠 담당 기자들이 아테네 올림픽 취재를 앞두고 센추리언에서 위험지역 취재를 위한 연수를 받는다는 기사가 실렸다. 선진 외국 언론의 안전의식을 엿볼 수 있는 면이다.

한국언론재단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전세계에서 1192명의 언론인이 취재활동 중 숨졌다. 기자가 방문한 로이터통신사 본사에는 지난 100여년간 종군취재 중 숨진 20여명의 활약기와 사진이 실린 책이 놓여 있었다. 서방언론의 안전의식은 이렇게 동료기자들의 희생 위에 만들어졌다.

한국언론의 취재현실은 답답하다. 두달 전 이라크를 방문했던 한 일간지 여기자는 보험이나 예방주사는 말할 것도 없고 방탄복과 헬멧도 없이 전장을 뛰어다녔다. 분쟁지역 취재기자 선발도 '미혼 남자기자'가 우선이며 회사 측의 사전준비도 대개 '무리해서 위험한데 다니지 말고 잘 다녀오라'는 말이 전부다. 일부 방송사에서 최근 들어서야 취재기자들을 위해 전쟁보험과 방탄복.헬멧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국전쟁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국내 기자 중 분쟁지역을 취재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은 없다. 아주 위험한 현장은 피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라크에는 10여명의 한국 언론인이 취재 중이다. 분쟁지역 취재를 위한 연수는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이번 연수에는 중앙일보를 포함, 국내 9개 언론사가 참여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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