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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원내대표 11일 경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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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 1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합동 토론회’가 열렸다. 오른쪽부터 이해찬(원내대표).강봉균(정책위의장)후보, 천정배(원내대표).홍재형(정책위의장)후보. [조용철 기자]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해찬.천정배 후보는 경선을 하루 앞둔 1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된 합동토론회에서 서로 "내가 적임자"라며 뜨거운 공방을 펼쳤다. 千후보는 시종 '선명한 개혁성'을, 李후보는 '경륜과 안정성'을 강조했다.

◇날카로운 신경전=토론회는 상대방을 겨냥한 가시돋친 비판으로 시작됐다. 千후보는 기조연설에서 2001년 민주당 내 '정풍쇄신운동', 2002년 노무현 후보 캠프와 신당참여 과정 등을 거론하며 "이해찬 후보는 내가 선택한 정치행보마다 그 대척점에 있거나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낡은 보스정치 구조하의 경험과 경륜이 새 시대를 열어가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평소 차분한 성격의 千후보는 연설회장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격렬한 톤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李후보는 정면 대응을 피했다. 비판으로 받아치기보다 현실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며 차분히 지지를 호소했다. 李의원은 5선의 고지에 오른 중진답게 낮은 목소리로 준비한 연설문을 차근차근 읽어내려갔다.

李의원은 특히 "각종 현안에 대해 나의 소신과 견해가 왜 없겠느냐"며 "그러나 소신을 먼저 내세우기보다 152명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만들고 용광로를 관리하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력 개혁이냐 완급 조절이냐=두 후보는 국회운영 방안과 정체성 문제 등에 대해선 비슷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구동성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의 정치를 내세웠고 야당의 무책임한 폭로정치 등에는 단호한 배격을 강조했다. 하지만 개혁 추진과 경제 분야에 관한 한 중도보수적 개혁(李후보)과 중도진보적 개혁(千의원)의 차이를 드러냈다.

千의원은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되 시장의 실패에 대비하는 국가의 적극적 역할이 강조돼야 한다"며 "분배나 신용불량자 문제 등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李후보는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려면 정책의 안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개혁 과제와 관련, 千후보는 "과반을 안겨준 민의는 첫째도 둘째도 개혁을 하라는 것"이라며 "어려운 과제일수록 정권이 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李후보는 "개혁과제는 경중과 완급, 선후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개혁전선을 과도하게 펼치면 지뢰밭이 될 수도 있다"고 맞섰다.

신용호.김성탁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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