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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7파동 이후 우리국민들 쇠고기 먹는 습관 변화양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여름철 일본을 휩쓴 병원성 대장균 O-157파동이후 우리 국민들의 쇠고기 먹는 습관에 변화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파동이 있은지 2개월이 넘게 지나고 날씨가 쌀쌀해졌는데도 불구,「날것에 대한 공포감」이 남은 탓인지 쇠고기를 될 수 있으면 익혀 먹고 간이나 처녑등 날것으로 먹는 내장은 물론 육회도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때문에 도축장 주변 쇠고기 부산물 판매장마다 팔지못한 간.처녑.등골등을 내다 버리거나 냉동실에 보관하느라 골치를 않고있다.쇠고기 전문식당이나 식육점들에서도 간.처녑등을 찾는 손님들이 거의 없어 아예 팔지않는 곳이 더 많은 실 정.
쇠고기 전문식당인 부산시연제구연산동 B갈비 주인 이민상(54)씨는 『요즘은 손님들이 간과 처녑을 거들떠보지도 않아 소를 잡아올 때는 내장을 아예 버리고 온다』며 『육회도 거의 찾지 않는등 고기를 구워먹는 추세』라고 말했다.
부산정육점 업계에 따르면 전체정육점 2천여곳중 1천여곳이 소내장을 함께 팔았으나 병원성 대장균 파동이후 내장을 찾는 사람이 많지않아 취급업소가 5백여곳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산 동원산업(북구구포동)과 경남 태강산업(김해시주촌면).부광산업(양산시),경북지역 14곳의 도축장 주변 5백여곳의 부산물 도매상들도 파동이후 뚝 떨어진 매상이 회복되지 않아 울상을 짓고 있다.
동원산업에서 처리하는 소(하루평균 70~80마리)내장을 머리.꼬리.다리와 함께 전문적으로 구입해 식육점과 식당에 공급하던40여곳의 도매상들은 『O-157파동 이전에는 업소마다 하루 평균 곱창 40㎏,처녑 10㎏,간 5㎏정도씩을 팔았으나 요즘에는 곱창 20㎏도 팔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값도 크게 내려 ㎏에 5천원 하던 곱창은 3천7백50원으로 떨어진 가운데 회복기미가 전혀 보이지않고 간은 아예 찾는 사람이 없어 가격조차 형성되지 않은 채 대부분 폐기처분되고 있다.
업소마다 하루 평균 5㎏정도 팔던 처녑 판매량도 절반이하로 줄어 냉동실마다 쌓아두고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사먹을 수 없던 등골조차도 중매인들이 거의 사가지 않아 동원산업측이 남는 물량을 버리고 있다.
부산.대구=강진권.김선왕.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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