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띠는 이양호 비리의혹 사건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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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답보상태에 빠졌있던 이양호(李養鎬)전국방장관 비리의혹사건 수사가 노소영(盧素英)씨 소환조사에 이어 윤영석(尹永錫)대우그룹총괄회장등 대우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22일부터활기를 띠고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李씨의 금융계좌는 「청렴한 군인」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거래 금융기관이 11개에 이르는데다 부인 명의의 7천만원짜리 산업금융채권등 거액의 채권계좌까지 끼여있어 축재과정에 의혹.
李씨는 금융자산을 3개 증권회사.1개의 투자신탁회사.7개 시중은행에 분산예치하는 「포트폴리오」(분산투자)를 해왔으며 93년7월엔 1억8천만원 상당의 회사채를 매각하고 지난해 2월엔 부인 명의로 7천만원의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 났다.
…대검중수부는 대우 尹회장이 22일오전 귀국하자 대우의 경전투 헬기사업을 둘러싼 수뢰 의혹을 규명할 수 있게 됐다며 반색. 그러나 尹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병호(權炳浩)씨에게 3억원을 사기당한 것은 시인했으나 『權씨를 직접 만난적이 없어 구체적인 사실은 잘 모른다』며 李씨 부분에 대해서는언급을 회피.
…안강민(安剛民)중수부장은 21일 오전 베이징(北京)에 머무르고 있는 무기중개상 권병호씨와 전화를 통해 귀국을 종용한데 이어 이날 오후10시에도 權씨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져 통화내용에 관심이 집중.
安부장은 두차례 전화통화에서 『국내법상 사법처리될 수도 있다』고 설명해준뒤 귀국을 권유했으나 權씨는 『구속할 경우 귀국할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수부 관계자는 『한차례 통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1차통화내용이 약속과는 달리 언론에 보도된데다 2차통화는 安부장 퇴근이후 걸려와 연결되지 못했다』고 2차통화 사실은 부인.
…安중수부장과 이정수(李廷洙)수사기획관은 오전 한차례,오후 두차례 김기수(金起秀)검찰총장실을 찾아 李씨의 소환을 앞두고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음을 암시.
安부장은 특히 오후3시쯤부터 金총장과 30여분간 면담한데 이어 4시20분쯤 또다시 총장실로 가 20여분간 면담해 李씨에 대한 소환과 사법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한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대검 중수부는 최근 金총장이 피의자 소환및 혐의사실을 미리공표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을 의식한듯 이 사건 관련자 소환등에철저히 함구.
이때문에 방송사의 경우 중계차까지 동원,카메라 기자가 대검청사 현관은 물론 지하주차장 앞에서 24시간 교대로 지키고 있으나 번번이 허탕.
중수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범죄혐의와 관련이 없는 참고인은 물론 피의자 소환사실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혀 소환여부를 놓고 언론과 검찰의 「술래잡기」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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