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애인'충격 탓인가 불륜 감시산업 호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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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요사이 아내의 행동이 이상합니다.뒤를 좀 캐주세요.』 서울성동구왕십리 가정문제전문 심부름센터인 「S용역」에는 요즘 배우자의 행적을 추적해달라는 전화가 하루 5~6통이상 걸려오고 있다. 『직원 4명을 1개조로 오토바이.택시.자동차등을 이용,1주일간 배우자의 행적을 시간대별로 보고하고 원할 경우 여관이나집등 불륜 현장을 사진까지 찍어준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
이 경우 의뢰자가 지급하는 비용은 모두 1백50만원으로 선금조로 70만원을,일이 끝난 뒤 80만원을 지불토록 돼있다.
S용역측은 『요사이 예년에 비해 배우자의 불륜을 추적해달라는의뢰가 20~30%이상 늘었다』고 귀띔했다.
최근 남녀간 불륜을 다룬 인기드라마 『애인』이 커다란 반향을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배우자의 불륜을 추적하는 심부름센터와도청기등 「불륜 감시산업」이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자동차.카메라는 물론 심지어 도청장치등 첨단 장비까지 이용,불법 영업을 일삼아 단속이 시급한 실정.
이에대해 권오영(權五榮.39)변호사는 『용역업체등에서 일상적인 조사외에 도청장치등을 동원해 상대방의 행적을 뒷조사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상호(商號)도 없이 전화로만 연락이 가능한 신촌의 한 심부름센터는 배우자의 행적 추적뿐만 아니라 차적조회와 도청까지 해준다. 의뢰비는 3일간 기본조사에 60만원,끝까지 결과를 확인하려 할 경우는 선불로 3백만원이며 도청을 원할 경우 집안도청은1백만원,집 외부에서의 도청은 3백만원이 추가되지만 최근들어 이곳에는 1주일에 20여명 이상이 문의전화를 걸어오 고 있다.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엔 도청기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업소 20여곳이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일부 업소는 문에 「도청기 전문」이라는 팻말을 버젓이 붙여놓고 있다.
이 일대에선 10만~20만원대의 유선도청기를 비롯,1백만원대에 이르는 고성능 무선도청기까지 다양하게 팔고 있다.
한양대 사회학과 김선웅(金善雄)교수는 『핵가족화에 따른 가족결속력의 약화,남녀 모두 경제적 능력 신장등의 사회현상이 복합작용해 불륜이 늘어나고 있다』며 『불륜을 합리화하는 TV드라마나 영화등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강갑생.채병건.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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