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달러적자, 203개부도, 0.2%하락 … 내상 깊은 ‘경제 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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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9월 수출 28%, 수입은 46% 증가
중동지역에서만 74억 달러 적자

 

원유 수입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9월 무역적자가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관세청은 9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보다 28% 늘어난 375억9100만 달러, 수입은 46% 증가한 396억5000만 달러로 20억5900만 달러의 무역적자(확정치)를 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지난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잠정치인 18억9800만 달러보다 1억6000만 달러 늘어난 것이다.

월별 적자 규모론 1월(40억1000만 달러)과 8월(38억 달러)에 이어 올 들어 셋째로 많다. 지난해 1~9월엔 119억3500만 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146억7500만 달러의 적자를 낼 정도로 무역수지가 악화됐다. 지역별로는 원유를 수입하는 중동 지역에 대한 적자가 9월에만 74억4100만 달러에 달해 가장 많았다. 또 대일 교역에서도 31억39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달 원유 수입단가는 t당 848달러(배럴당 115달러)로 사상 최고치였던 7월의 t당 953달러(배럴당 130달러)보다 하락했다.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4분기 무역수지는 개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0월부터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 올해 전체론 60억 달러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무역수지를 41억 달러 적자, 내년엔 37억 달러 흑자로 전망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침체로 올해 20%를 넘었던 수출 증가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수출 증가율을 8.3%, LG경제연구원은 8.9%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떨어져 무역수지는 개선되겠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경기가 나빠지고 있어 수출이 크게 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부도업체

제조·건설업에 집중 30곳 늘어
신설 법인 수는 2개월 연속 감소

 

제조업·건설업의 부도업체 수가 3개월 만에 다시 늘어났다. 반면 전국의 신설법인 수는 2개월 연속 줄었다. 이에 따라 신설법인 수를 부도법인 수로 나눈 배율은 2년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9월 중 전국 어음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어음부도율은 전달과 같은 0.02%였다. 하지만 전국 부도업체 수(당좌거래 정지업체 기준)는 203개로 8월의 178개보다 25개 늘었다. 특히 서비스업의 부도는 줄었지만 제조업·건설업은 각각 16개, 14개 늘었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서울보다 지방의 타격이 더 컸다. 서울의 부도업체 수도 일부 늘었지만 지방의 부도업체 수는 8월 105개에서 9월엔 123개로 18개나 많아졌다. 어음부도율 역시 서울은 8월에 소폭 하락(0.02%→0.01%)하는 동안 지방에서는 0.06%에서 0.09%로 더 높아졌다.

한편 전국의 신설법인 수는 경기 둔화와 금융 불안의 여파로 2개월 연속 줄었다. 전달의 3713개에 비해 42개 줄어든 3671개였다. 이에 따라 신설법인 수를 부도법인 수로 나눠 계산하는 배율은 26.2배로 8월의 30.4배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2006년 8월(26.2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부도법인 수에 대한 신설법인 수의 배율이 지속적으로 나빠진다는 것은 기업들이 경기를 좋지 않게 본다는 의미”라며 “경기 악화 외에 회사를 새로 차리고 싶어도 필요 자금을 구하기 힘들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만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날 한국증권학회 주최 토론회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이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혜리 기자



아파트 값

이번주 5년 만에 가장 큰 폭 하락
잠실 112㎡형 5000만원 떨어져

 

주택 수요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고 이것이 주택시장으로 파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값은 주간 단위로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인기지역 분양 단지에도 청약자가 크게 줄었다.

17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2% 내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골자로 한 2003년 ‘10·29 대책’ 여파로 집값이 급락한 같은 해 11월 셋째주(-0.24%)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이다. 강남(-0.51%)·서초(-0.29%)· 송파(-0.20%)구의 강남권과 목동이 있는 양천구(-0.21%) 등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2차 115㎡형의 경우 일주일 새 4000만원 정도 빠진 11억2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일주일 전 10억원이던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112 ㎡형도 9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인근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집을 사려는 문의전화조차 끊기다시피 했다”며 “팔릴 기미가 안 보이자 주인들이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도봉구(-0.19%) 등 강북 지역도 하락세다. 신도시 중에는 분당(-0.16%)이 가장 많이 내렸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버블 세븐 지역의 하락세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결제원은 삼성물산이 서울 반포동에 짓는 래미안퍼스티지(옛 반포주공2단지)의 2순위 청약 접수에 17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체 모집 가구(411가구)의 21%인 85가구가 3순위로 넘어갔다. 미달 물량은 중소형인 86~87㎡(65가구)가 대부분이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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