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선 남북대결이 벌어져 한국이 2대 1로 간신히(?) 이겼다. 김혜민 4단이 황경주 3단을 이기고 박지연 초단이 김유미 3단에게 져 1대 1이 됐는데 권효진 5단이 로진아 1급을 어렵게 꺾어 겨우 승리한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신기하다. 한국 대표팀은 모두 여자바둑 랭킹 10위 이내의 선수로 구성됐는데 북한의 ‘1급’을 쉽게 이기지 못했다는 게 신기하다. 과연 북한 바둑의 실상은 어떤 것일까. 대회장에서 만난 북한 팀 리현숙 단장에게 들은 얘기를 모아봤다.
북한 바둑 팬은 5000명 정도라는 설이 있지만 실제는 그보다 적다. 어른들은 거의 바둑을 모른다.
그렇다면 조대원은 중국 유학으로 실력을 키웠을까. 아니다. 그는 중국에 시합하러 한 번 간 적은 있지만 바둑 유학은 하지 않았다. 바둑은 고수가 있어야 느는 법인데 고수는 고사하고 스파링 상대도 별로 없는데 이런 실력자가 탄생한 것은 참으로 놀랍다. “바둑을 워낙 좋아하고 체질에 꼭 맞는 것 같다”고 리현숙 단장은 말한다.
여자 팀의 경우 김설향 등 다른 유단자도 있는데 왜 단체전에 1급(로진아)이 출전했느냐고 묻자 리현숙 단장은 ‘대담성’ 탓이라고 한다. 김유미나 김설향은 바둑은 잘 두는데 ‘토끼 심장’이고 로진아는 실력은 떨어지지만 큰 승부에 강하다고 한다. 1988년 평양 청춘거리의 소년궁전에 바둑이 들어간 이후 겨우 20년, 그러나 북한 바둑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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