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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환의 사망에 얽힌 미스터리와 비하인드 스토리 모두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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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중앙안재환의 충격 자살이 연예계를 발칵 뒤흔들었다. 무성한 소문이 떠도는 가운데 자살 원인은 명확치 않다. 고(故)안재환의 가족을 비롯한 일부 측근은 안재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내 정선희는 ‘정신이상설’ ‘해외 요양설’등이 돌 정도로 실의에 빠진 상태. 그녀의 어머니 역시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살의 원인을 추측하는 모든 이야기가 안재환·정선희의 결혼 생활과 결부된다. 지난 11개월 동안 부부에겐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취재_강승민·윤혜진 기자 사진_문덕관.조병각(studio lamp), 마이데일리·세계닷컴 제공

Part1| 기자가 미리 접한 안재환의 이상징후

“재환이와 선희는 잘있다”하더니… 기자는 사건 발생 전부터 새신랑 안재환에 대한 취재를 진행 중이었다. 당시 케이블 방송 ETN‘ 연예뉴스 EnU’의 MC를 맡고 있던 안재환이 두 차례나 생방송을 펑크낸 뒤 결국 지난 8월 18일부터 방송 하차하는 일이 있었던 것. 그 후 방송가에서는 그에 대한 온갖 좋지 않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사업이 부도나면서 잠적했다는 소문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 중이라는 소문까지 결혼한지 일년도 안 된 새신랑에게 어울리지 않는 소문만 무성했다. 실제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기자는 그의 휴대전화로 계속 연결을 시도했으나 늘 꺼 있는 상태였다. 돌이켜 생각하면, 모두 안재환의 사고를 암시하는 이상 징후로 보인다.

하지만 9월 5일 기자가 안재환·정선희 양측 매니저에게 사실을 확인할 당시만 해도 안재 환측 매니저는 “요즘 사업 때문에 술을 자주 마셨더니 살이 많이 쪘다”며 “본인이 부끄럽다고 방송을 쉬자고 했을 뿐 아프거나 잠적, 부도 같은 이유 때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정선희측 매니저는 “방송을 재개한 뒤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며, “ 그러한 소문들 은 들어서 알고 있으나 신경 쓸 것 없다”고 말했다.

안재환의 근황을 취재하던 기자는 충격적인 비보를 접했다. 그토록 애타게 수소문하던 안재환이 지난 9월 8일 오전 서울 노원구 하계동 주택가 인근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것이다. 사건 당일 안재환 매니저와 다시 연락을 취했으나 그는 아예 전화기를 꺼 놓은 상태였으며, 정선희측 매니저는 “깜짝 놀랐다. 우리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소속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재환씨에게 무슨 일이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며 당황해하는 눈치였다.

Part 2|고인을 보내는 마지막 길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잡음만 가득

황망히 떠난 고인의 마지막 길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만큼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9월 8일 오전 9시 20분 최초 발견된 고인의 시신은 9일 오전 2시께야 빈소가 마련돼 있는 서울 강남 성모병원으로 운구됐다. 이 과정에서 이미 빈소에 도착해 있던 조문객들은 헛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빈소가 정리되면서 친구들이 하나둘 모였고, 심지어 그날 새벽에는 조문객끼리 언성을 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안재환의 대원외고 동문들과 서울대 미대 동문들 간의 작은 말다툼으로 시작해 상대를 거칠게 대할 정도로 격해 졌다. 정선희측 소속사 관계자는 “친구의 허물을 덮어 주진 못할망정 가는 길까지 싸우느냐” 며 답답해했다. 서로간에 얽힌 문제가 많은 듯 했다. 여기저기서 돈 이야기가 오갔다. 이날 이 후 언론보도에 ‘안재환의 빚 30억설’ ‘40억 설’이 등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인상이 험상궂은 사람들이 빈소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잠깐씩 보여 조문 객들 사이에 “사채업자들이 보낸 심부름꾼들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며칠 뒤 안재환·정선희 부부의 한 측근은 “빈소에 사채업자 몇 명이 찾아왔던 것으로 안 다. 이들 중 몇 명은 유족과 대화를 나누다 갔다”고 밝혔다. 일부 사채업자는 빈소를 지켜보는 정도였으며, 밤새 취재진이 지키고 있어 조심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최근 취재 도중 사채업자들 사이의 분위기에 대해 들어 보니, 일부 사채업자는 “안재환의 부조금을 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안재환의 자살과 관련된 불똥이 자신들에게 튈 것을 우려해 입단속 중이라 한다.

Part 3|충격 자살에 연관된 미스터리 실종 신고, 빚의 규모, 자살 장소 의혹…

그의 자살을 둘러싼 미스터리 중 사람들이 가장 의구심을 품는 대목은 그가 사라졌을 때 왜 곧바로 실종 신고를 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도대체 정선희는 왜 실종 신고를 하지 않았을까. 안재환의 셋째누나 안미선씨는 연락이 두절된 지 이틀째 날에 정선희에게 ‘실종 신고를 하자’고 했으나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했다. “언니, 재환이는 돌아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라는 말 속에 확신마저 차 있었다고. 그래서 그들은 서로 연락이 되는가 보다 싶어 참고 기다렸단다. 또 안미선씨는“선희가 비공개 수사를 요청해 수사 중이니까 걱정 말라”고 했다 며, “지금 돌이켜 보니 과연 비공개로 수사한 경찰팀이 있기는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집 근처에 있던 사람조차 찾지 못할 수가 있느냐는 것. 반면 정선희의 경우 대중에게 알려진 스타이기에 쉽사리 실종 신고를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정선희측은 “안재환은 사채를 쓴 후 빚 독촉에 시달려 왔다. 공개적으로 실종 신고를 하면 안재환이 도주한 것으로 간주돼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실종 신고가 그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면 빚은 그를 죽음으로 내몬 원인일 수 있다. 여러 지인의 말을 종합해 보면, 안재환은 40억 규모의 사채는 쓰지 않은 듯하다. 다만 여러 지인들에게 작게는 1000만원 단위부터 크게는 1억~2억 가까이 조금씩 빌려 돌려 막기 식으로 생활해 온 것으로 보인다. 한 여성 연예인은 “안재환에게 남편 몰래 1억을 더 빌려 줬다”며, 자신 말고도 안재환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중에는 연예기획사 관계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재환이 제작 지원자로 책임을 도맡았던 영화 ‘아이싱’의 촬영 중단은 안재환이 감당 못할 부담이었다.

영화 ‘아이싱’은 이미 지난 5월부터 사실상 제작이 중단됐고, 그 이후 안재환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고인과 동업을 하던 한 관계자는 “재환이가 처음에는 돈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가 영화가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에게 자금 압박을 받았던 것 같다. 웬만해서는 돈 문제를 거론하지 않던 친구가 그 당시엔 힘들다는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안재환은 대원외고나 서울대학교 동창 등 사업적 관계가 아닌 지인들에게는 돈을 빌리지 않았다.

금전적 이야기를 털어놓은 학교 선후배로는 구모씨가 유일한데, 구씨는 “재환이가 운영하는 가게에 술을 사들일 돈도 없었다”며 “남성용 화장품을 출시해 난국을 이겨 내려 했으나, 샘플까지 들고 여기저기 다녀 봤지만 그일 역시 순조롭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재환이 왜 서울 강북구 하계동에서 죽음을 맞았는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었다. 취재 결과, 정선희의 친정집이 있는 중계동과 사고 현장은 언덕 하나를 넘으면 되는 지척거리다. 정선희와 여러 고민을 토로하다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게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Part 4|실제 연애부터 결혼 생활까지 불화설에 대한 지인들의 이야기들

두 사람은 연애 시절 사업 관련 일로 정선희가 안재환에게 도움을 받다가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결혼 초부터 유독 돈과 관련된 불화설에 시달렸다. 결혼 발표 이후 ‘정선희가 안재환의 빚 5억원을 갚아 주고 결혼했다’는 ‘5억 결혼설’이 그 시작이었다. 그러나 정선희의 한 지인은 “두 사람이 결혼할 당시 정선희에게서 결혼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며 그 같은 의혹을 일축할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정선희가 말하길 “안재환의 빚에 대해 다 알고 있지만 안재환 만큼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다”며 “그는 내가 어떤 행동을 하든 다 받아주고 예뻐해 준다”고 자랑을 펼쳤단다.

실제로 결혼해 살던 동네에서도 두 사람은 평범한 신혼부부처럼 지냈다. 주중과 주말로 나눠 시댁과 친정집을 오가며 지내 온 두 사람의 모습이 서울 삼성동 안재환 본가와 중계동 정선희의 친정 등 양쪽에서 자주 눈에 띄었다. 정선희의 친정 동네인 서울 중계동 모 아파트 근처에는 안재환과 정선희가 단골로 찾던 불닭 집이 있는데, 주말 저녁이면 처가에 온 안재환이 아내와 함께 술 안줏거리로 불닭을 주문했다고 한다.

안재환은 주말에는 처가에서 지낼 때가 많았고 부부가 함께 새벽기도를 다니는 모습이 동네 주민들 눈에 자주 띄었다. 그러나 정선희의 촛불집회 파문이 불거진 이후에는 불닭을 주문하는 횟수가 뜸했고, 불닭 집 주인이 기억하는 그들의 마지막 모습은 7 월의 어느 주말이었다. 동네 주민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적어도 7월까지 겉으로 드러난 이들 부부의 모습은 다정해 보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워낙 금전적 문제로 힘들어 하던 두 사람이었다. 그로 인한 다툼은 없었을까. 방송 일을 하는 정선희의 한 지인은 “정선희 가 자신의 명의로 된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려 모두 안재환에게 쏟아 부었다”며 “만약 금전적 이유였다면 그와 같이 했겠느냐”는 이야기를 전했다. 오히려 정선희 역시 돈이 없긴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결혼 당시 아버지의 부채를 갚고 사업에 실패한 큰오빠에게까지 도움을 주던 정선희는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결혼을 택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실제로 정선희의 부모는 현재 별거 중인 것으로 드러나 그녀가 실질적 가장 노릇을 해왔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두 사람은 비슷한 처지였다. 서로 보듬어 주면서 부부는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올봄 모 홈쇼핑에 론칭한 화장품 사업이 한 예. 부부와 함께 ‘세네린’을 론칭한 화장품 업체 쿠지인 터내셔날 마케팅 담당자는 “시즌 1은 대박을 터뜨렸지만 시즌 2는 한 달 반 정도 만에 판매 를 중단해야 할 만큼 촛불집회 발언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안재환은 촛불집회 파문이 잦아들 즈음, 직접 발품을 팔며 시즌 2를 준비할 정도로 절박했다. 화장품 진출 실패, 영화 제작 중단 등 연이은 사업 불운이 부부를 벼랑 끝으로 내몬 것으로 보인다.

Part 5|자살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 안재환 부친 안병관씨, 셋째누나…

안재환의 부친 안병관씨는 지난 9월 11일 아들의 유골을 경기도의 한 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한 후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안재환의 타살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유서에 쓰인 필체가 평상시 쓰던 아들의 글씨체와 다르다는 점을 증거로 제시했다. 또 ‘40억 사채 설’을 이야기하며 사채업자의 강압이 뒤따랐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안재환과 함께 호프집 ‘클럽 레오노’를 운영하던 셋째누나 안미선씨는 아버지와 달리 “동생은 절대 사채를 쓰지 않았다”고 주장 하고 있다. 기자는 허리 디스크 수술 후 서울 청담동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갑자기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화장을 하는데 관이 안 들어가는 것을 보고 분명 억울한 게 있어서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라며, “심장 수술까지 한 연로한 아버지가 막내아들을 잃은 슬픔에 못 이겨 신문 등을 보고 본인 생각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채업자들이 집에 다녀갔다고 보도된 내용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재환이에게 돈을 빌려 준 사람이 한 명 다녀 갔을 뿐, 그는 사채업자가 아니에요. 사업을 하다 보면 누구나 빚을 지기 마련이에요. 저 역시 몇 천만원을 털어 클럽 레오노 운영에 쓰고 현재는 근근이 생활을 이어 가고 있어요.” 올해 쉰 살인 그녀는 함께 부모님을 모시던 동생이 고인이 되어 이제 혼자 부모님을 모셔야 할 처지. 완쾌되지 않은 자신의 허리도 문제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기력이 급격히 떨어져 조만간 병원에 입원시킬 계획이다. 강제로라도 이렇게 하는 것은 살 사람은 살아 동생이 죽은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정선희측에서 삼우제 때 이미 수사를 종결하겠다고 담당 형사에게 말했다더라”면서 정선희에게 섭섭해하는 심경을 드러 냈다.

“혼인신고도 안 했다는 걸 최근에 알았어요. 이번 추석에 와서 얼굴만이라도 비치고 갔다면 아버지, 어머니가 재환이를 보는 듯 좋아하셨을 텐데….”

취재_강승민·윤혜진 기자 사진_문덕관.조병각(studio lamp), 마이데일리·세계닷컴 제공

<여성중앙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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