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공비수색'속 이승복 28周忌 추모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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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강릉지역 침투 무장공비 잔당 소탕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오대산인근 평창군용평면노동리 이승복기념관에서는 17일 오후 주민과 가족등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8년 울진.삼척침투 무장공비에게 무참히 살해된 이승복(李承福.당시 9세)군 의 28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해마다 열리는 추모제지만 올해는 기념관에서 10여㎞ 떨어진 진부면탑동리에서 지난 8일 민간인 3명이 공비에게 살해된데다 추모제가 열리는 시간에도 식장 상공으로 공비소탕작전에 동원된 헬리콥터가 날아다니는등 28년전의 상황과 비슷해 의미가 남달랐다.李군과 어머니.두 동생등 일가족 4명이 살해된 것은 68년12월9일로 李군의 생일이기도 했다.
기념관측은 초창기 李군의 기일에 추모제를 열어오다 82년 기념관을 대관령에서 계방분교 앞으로 옮긴 것을 계기로 매년 10월 셋째주 목요일에 추모제를 갖고 있다.이날 추모제는 최범철(崔凡澈)이승복기념관장의 주제사,김병두(金炳斗)강원 도교육감의 추모사,李군의 모교인 계방분교 대표 장미정(張美正.13.6년)양의 추모시 낭송등 순으로 진행됐다.張양이 『너의 한맺힌 반공기념관을 기쁨의 통일관으로 바뀌게 하자고…』란 내용의 추모시를낭송할 때 李군의 형 학관(學官.43 .한전 강릉지사)씨는 당시의 악몽이 되살아나는듯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기념관 임준환(林駿煥.45)교학과장이 『세월이 흐르면서 이승복군의 장거가 국민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으나 올해는 강릉무장공비 침투사건과 맞물려 추모제의 뜻이 깊다』고 말할 때는 참석자들 모두 28년전의 상황이 되풀이되는 현실 을 가슴 아파하는 모습이었다.
추모제는 헌화및 분향에 이어 예정됐던 조총 발사가 작전중인 상황에서 주민들을 놀라게 할 수 있다는 군의 의견에 따라 취소된채 이승복노래 제창으로 30여분만에 끝났다.
평창=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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