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발란신과 추산고의 만남'17~18일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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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금세기 최고의 안무가로 손꼽히며 뉴욕 시티 발레를 세계 최정상급의 발레단으로 올려놓은 조지 발란신(1904~1983).탁월한 음악에의 이해와 독창적인 동작으로 「동양의 발란신」으로 일컬어지는 추산고(1948~1987).
성격이 비슷하면서도 동양과 서양이라는 문화적인 배경으로 각기다른 정서를 표출하는 두 안무가의 작품을 한 무대에서 만날수 있는 기회가 왔다유니버설 발레단이 제56회 정기공연으로 「발란신과 추산고의 만남」이라는 이름 아래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동안 네번에 걸쳐 서울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발란신과 추산고 안무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번 공연에서는 발란신의 『세레나데』와 『테마와 바리에이션』,추산고의 『인 더 글로 오브 더 나이트』등 세편의 소품을 펼 쳐 보인다.
「네오클래식 발레」의 창시자로도 불리는 발란신은 줄거리를 통한 전체적인 흐름보다는 동작에 더 큰 비중을 둔 새로운 유형의발레를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다분히 추상적이고 시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또 음악해석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수백편의 클래식 음악을 춤으로 만들어 「무용계의 모차르트」라는 별명을 갖고있기도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선보이는 『세레나데』와 『테마와 바리에이션』은 발란신이 일생동안 남긴 4백65편의 작품 가운데서도 고난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작품.발란신 안무작품은 뉴욕에 있는 발란신재단이 수준을 인정하고 공연 허가를 내 주는 단체만공연할수 있다.발란신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이미 수준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얘기다.
20세기 발레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세레나데』는 러시아에서 파리를 거쳐 미국에 정착한 발란신이 미국에서 만든 최초의 작품.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한사람의 스타보다는 군무를 통해 작품을 이끌어가는 발란신의 스타 일이 잘 나타나 있다.『테마와 바리에이션』 역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태어난 중국인 추산고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명성을 얻은 안무가이다.워싱턴 발레단의 상임안무가를 역임한 것을 비롯해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와 파리 오페라 발레단등에서 안무를 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 공연되는 『인 더 글로 오브 더 나이트』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황혼」과 「별빛」「심야-여명」등 3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젊음에서 장년기를 거쳐삶을 마감하는 인간의 일생을 황혼부터 새벽 여명 이 밝아오는 과정에 비유하고 있다.무대 장치보다는 조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추산고의 스승이었던 야닉 셰르겐이 직접 연출을 맡아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17~18일 오후7시30분,19일 오후3시30분.7시30분 공연.02-452-0035.
◇알림=그동안 본지에서는 「발란신」을 「밸런친」으로 표기해 왔으나 현지 발음대로 「발란신」으로 표기하기로 했습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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