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World@now] 베이징 “내 집값 돌려줘” 줄소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위안(袁) : 집값은 안 떨어진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열흘도 못 돼서….

주택 판매원 : 맞습니다. 우리도 의외입니다.

위안 : 위험을 미리 얘기해줬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판매원 : 이런 주택은 아주 잘 팔립니다. 저도 다섯 채를 팔았어요. 실은 우리 판매상들도 왜 이렇게 됐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위안 : 집값이 떨어진다는 걸 알았으면 서명 안 했을 거요.

판매원 : 예, 집값이 이렇게 많이 내린 건, 저도 처음 당하는 일이에요. 저는 일개 판매원에 불과합니다. 대단한 안목이 있을 리 없지요. .”

최근 주택을 구입했던 위안이 부동산 개발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증거물로 제출한 녹취록의 일부다.

한 개발업체가 조성한 베이징(北京)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한 주택을 위안이 구입한 것은 지난달 중순. 방 2개짜리 집(90㎡)을 ㎡당 2만2986위안(약 420만원)에 샀다. 열흘 후 위안은 우연히 같은 단지 내 똑같은 아파트의 판매가가 ㎡당 1633위안이나 떨어진 사실을 발견했다. 불과 열흘 만에 자신의 집값이 14만7000위안(약 2700만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주택 판매원이 “이런 평형의 주택은 값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공언했기에 더욱 분이 치밀었다.

그는 즉시 분양 사무실을 찾아가 계약을 파기하든지, 아니면 차액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업체 측에선 이 요구를 한마디로 거절했다. 그러자 위안은 당시 판매원과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증거로 제시하며 재차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판매원이 회사 전체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그의 요구를 일축했다. 결국 위안은 사기 혐의로 이 업체를 고소하며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를 한 것이다.

위안과 비슷한 시기에 집을 산 겅(耿) 여사도 같은 상황이다. 집을 산 지 여드레 만에 집값이 10%나 내렸기 때문이다. 겅 여사도 역시 법원에 제소했다. 최근 중국의 집값이 폭락하면서 이처럼 집값을 돌려달라는 제소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법원의 태도는 냉담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증거불충분이다. 위안이 제출한 녹취록은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 불법 녹취란 것이 이유다. 둘째, 투자의 자기 책임 원칙이다. 개발업체가 현저한 사기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투자 위험은 투자자 스스로가 짊어져야 옳다는 것이다.

베이징= 진세근 특파원

[J-HOT]

▶ "주식밥 15년인데, 이런 어이없는 적 처음"

▶ "주식 아직 바닥 아니다" 시골의사 목청

▶ '글래디에이터' 막시무스 무던 발견에 로마 흥분

▶ 최진실 잃은 홍진경 "한술 뜨고 보니 잠이 와…"

▶ 공항 알몸 전신검색기 승객 '거시기'까지 보여

▶ 앉아서 일 보는 여자들 손이 더 깨끗할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