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5.18사건 항소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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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7일 열린 12.12및 5.18사건 항소심 3차 공판에는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시민군.목격자.피해자등이 증인으로 나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이날 공판은 초반부터 변호인측이 재판부의 피해자 진술권 인정에 대해 항의하는등 긴장속에 진행됐다.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변호인인 석진강(石鎭康)변호사는 증인신문에 앞서 『재판부가 광주 피해자 姜길조(54)씨를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위헌 요소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그는 『이재판 공소사실은 내란죄로 그 대상은 자치단체.국 가.헌법기관등이지 개인이 아니다.따라서 피해자를 증언대에 세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
이에 대해 재판장인 권성(權誠)부장판사는 『내란죄를 구성하는폭동에 폭행.협박등이 포함돼 있으므로 폭행당한 피해자의 진술을듣는 것도 내란죄 여부를 밝히는 한 방법』이라고 설명.
…피해자 진술에 나선 姜씨는 오후 3시쯤부터 20여분간 담담하게 당시 상황을 진술.姜씨는 『80년 5월19일 퇴근길에 공수대원들에게 곤봉세례를 받는 학생들을 차에 실어 피신시키다 무등경기장에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 곳으로 갔다』면서 『군인들과 시민들 사이를 중재하려다 공수대원들로부터 왼쪽팔과 갈비뼈 2개가 부러지도록 구타당했다』고 공개.
姜씨는 이어 전남대로 끌려가 한사람이 맞아죽은 것처럼 보이는현장과,군인이 한 남자의 머리를 대검으로 내리쳐 살해하는 것을보았다고 증언.
…이에 앞서 李양현씨는 증인신문에서 『5.18 당시 군인들이시민을 대상으로 살상행위를 저지르는 광경을 목격하고 내 가족을지키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시민군 동참 이유를 설명.李씨는 80년 5월21일 오후1시쯤 시민군은 총을 들지 않았으며 군인들 쪽에서 「드르륵」소리가 난뒤 버스 유리창이 깨지고 버스위에서 태극기를 들고있던 젊은이가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군인들이 먼저 총을 쏘았다고 진술.
…李씨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검찰은 80년 5월18일부터 21일까지 진압군의 발포및 과잉진압에 초점을 맞춘 반면 변호인들은『5월22일 이후 시민군내 강경파들이 권총을 천장에 쏘며 협상론을 주장하던 온건파를 밖으로 몰아낸 사실이 있 지 않느냐』고강경.온건파간의 갈등을 부각.
…오전 재판이 끝나고 재판장이 퇴정하자 방청객 일부가 변호사들에게 『17일까지는 경찰병력으로 유지되던 광주에 갑자기 공수부대원을 투입한 이유가 무엇인지 全.盧씨에게 물어보았느냐』며 거세게 항의.이에 변호인들은 『그게 궁금하면 검찰 에 물어보라』고 받아치는등 양측이 실랑이를 벌였다.
양선희.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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