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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 수덕사 대웅전 건립 700주년 다양한 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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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수덕사 대웅전에는 700년 세월의 무게와 운치가 담겨 있다. [중앙포토]

 충남 예산 수덕사는 18일 ‘대웅전 700주년 기념대법회 및 수덕사 창건 1409주년 개산대제’를 개최한다.

조계종 5대 총림의 하나인 수덕사는 백제 시대에 창건된 고찰이다. 대웅전은 고려 충렬왕 34년(1308년)에 건립됐다. 1937년부터 4년간 이뤄진 해체 수리공사 때 수덕사 대웅전에서 묵서가 나왔다. 묵서에는 ‘지대(至大·원나라 무종의 연호) 원년(元年)’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어 건립시기가 1308년임이 확인됐다. 국보 제49호인 수덕사 대웅전에 대해 문화재 전문가들은 “한국 건축사에서 백제적 곡선을 보여주는 국내 유일의 목조 건축물”이라고 평한다. 정면 3칸, 측면 4칸으로 옆에서 보면 ‘八’자 모양에 소박한 맛이 넘친다.

수덕사 주지 옹산 스님은 “‘대웅전 700주년 기념대법회’에선 가을국화가 온 사찰을 덮을 겁니다. 그 속에서 1000명의 스님들과 사부대중이 함께 법화경 ‘여래수량품’을 독경하는 장엄한 광경이 펼쳐질 겁니다”라고 말했다. 수덕사는 조계종 5대 총림 가운데 하나인 ‘덕숭총림’이다. 경허-만공 선사의 선풍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도량이다. 조선 500년을 거치며 불교의 선맥은 꺼지다시피 했다. 그걸 되살린 게 경허 선사다. 그리고 그 불씨를 세상에 널리 퍼뜨린 이가 만공 선사다. 해방 이튿날, 땅에 떨어진 무궁화를 집어든 만공 스님이 먹에 흠뻑 찍어 휘갈겼다는 글씨가 ‘세계일화(世界一花)’다. 그 ‘세계일화’의 뜻이 수덕사 정혜사 앞뜰, 만공탑에 새겨져 있다. 이번 기념대법회에선 그 만공탑 위로 1000명 스님의 목청으로 ‘법화경’이 울려퍼진다. 가을 풍경과 법회, 거기에 700년 세월을 견딘 수덕사 대웅전이 녹아들며 장관을 연출한다.

17일 열리는 전야제를 시작으로, 18일에는 ‘독경 대법회’가, 19일에는 ‘박물관 특별전’과 ‘전통건축 미니어처 전시회’‘만등 점등식’‘고암 이응로 화백 고택복원 1주년 기념식’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041-337-6565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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