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피터 싱어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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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만물이 영그는 가을이면 누구나 한번정도 던져보는 화두다.그런 심각한 질문에 대답이 될만한 책이 두 권 번역 소개됐다.두권 모두 글로벌화 시대를 반영하는지윤리적 삶에 대한 고찰을 전 인류단위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 특징. 세계적 윤리학자인 호주 모나시대학 피터 싱어교수의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정연교 옮김.세종서적 刊)는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름대로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싱어교수는 인류의 생존 을 보장받기 위해서도 보다 인간적이고 이성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싱어교수는 현대사회가 안고있는 많은 문제의 뿌리를 부의 축적을 강조한 아담 스미스한테서 찾는다.스미스보다는 부를 축적하더라도 자연을 정복하거나 파괴하지 않는 범위안에서 조화를 모색한 루소의 사상이 더욱 현명했다는 입장이다.
싱어교수는 그래도 인류사회의 장래에 비교적 낙관적이다.인간은천성적으로 선한 존재이기 때문에 윤리관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면 발전이 가능하다는 쪽이다.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자식과 가족,더 나아가 국가를 위해서 기꺼이 자신을 희생 하려는 의지가높이 평가받는다.저자는 사랑을 쏟는 범위와 대상을 무한히 확대하면 화목한 사회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역설한다.이 책에서는여러 유형의 윤리관이 분석된다.기독교적인 윤리관은 지나치게 순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그릇된 행 위에는 세속적인 처벌이 따르는데 선한 행위만은 천상에서 보상을 받는다는 식의 설득은 일반인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자비를 앞세우는 불교적 윤리관도 이론적으로는 상당히 매력적일지 몰라도 실천이 뒷받침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편 정신과 의사 출신으로 미국의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한 스콧 펙의 『거석을 찾아서 내 영혼을 찾아서』(김훈 옮김.
고려원미디어 刊)는 저자가 지구촌의 평화 확립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어서 그 전의 저서들보다 폭이 더욱 깊다 .펙은 대표작인 『아직도 가야할 길』이 지금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6백70여주째 지킬 정도로 미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저술가중 하나로 손꼽힌다.국내에서도 이 작품을 비롯해 이 작품의속편격인 『길을 떠난 영혼은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가 독자들의사랑을 받는다.
『거석을 찾아서…』는 저자가 지난 92년 영국의 후기석기시대유적인 스톤헨지를 둘러보면서 느낀 신비를 통해 인생의 오묘함과올바른 삶의 길을 이야기하고 있다.담배와 알콜에 빠지게 된 사연과 성장한 자식들에 대해 느끼게 되는 서운함 ,자신의 여성 편력에 대한 고백등이 한 도덕주의자의 회한을 느끼게 해서 더욱감동적이다.
이성.사랑.중독.신성.정절.예술.절망.평화.죽음.사랑.늙음.
돈등 다양한 주제를 논한다.특히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둘만 만나게 되는 결혼의 신비.신성의 신비.이성을 외치면서도 쉽게 이성적이지 못하는 우리 인간의 신비를 이야기한 부 분이 가슴에와닿는다.
『이 세상은 취약함 투성이다.그 취약함은 늘 위험성을 안고 있다.또 취약하지 않은 커뮤니티는 없다.그렇다고 커뮤니티 없이는 어떠한 평화와 삶도 불가능하다.우리는 커뮤니티의 건강을 늘고려해야 한다.』 펙은 지난 83년 이후로는 정신과 의사를 그만두고 「지역사회 향상 재단」을 조직해 인류의 상호이해를 높이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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