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꿈의 집" '디지털 홈' 세상 하반기 활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 경기도 분당 KT사옥 내 디지털홈 전시관에서 한 직원이 컴퓨터를 이용해 주방의 각종 가전제품을 제어하고 있다.

▶ 서울 잠원동에 마련된 SK텔레콤의 디지털홈 체험관에서 관람객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가정 내 각종 기기를 작동시키고 있다.

지난 6일 경기도 분당 청솔마을에 사는 주부 백은주(33)씨의 아파트. KT의 디지털홈 서비스 '홈엔' 시범망을 설치한 백씨는 요즘 TV를 통해 주문형비디오(VOD)를 즐겨본다. 주변의 상가나 학원 정보도 TV를 통해 검색한다. 굳이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거실의 TV가 초고속인터넷망에 연결된 때문이다.

집안에 설치된 웹카메라를 통해 외부에서 집안을 살필 수 있는 '홈뷰어'와 TV를 조정하는 리모컨을 이용해 단문메시지(SMS)를 보내는 서비스 등도 가능하다.

백씨는 "편리한 점이 많아 상용화되면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홈 서비스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KT와 SK텔레콤은 최근 디지털홈 시범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였다.

디지털홈은 초고속인터넷으로 PC 등 디지털기기와 가전제품을 연결해 유무선으로 집안에 있는 모든 전기.전자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가정을 말한다. 정보통신부는 2007년까지 1000만가구에 디지털홈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KT와 SK텔레콤은 정통부가 선정한 디지털홈 시범서비스사업자들이다. 디지털홈 서비스는 현재 어디까지 와 있고, 언제 상용화될까.

◇디지털홈 어디까지 왔나=현재 KT는 서울 광화문 사옥과 분당 사옥 두 곳에 디지털홈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광화문 유비쿼터스 드림관 내에 있는 디지털홈의 경우 가전제품을 인터넷을 통해 제어하고 외부 방문자의 기록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집안에서 원격진료도 가능하다. 특히 과자.우유 등에 각종 정보를 담은 첨단 칩이 장착돼 있어 냉장고 외부의 모니터를 통해 유통기한이 얼마나 남았는지 바로 알 수도 있다.

SK텔레콤도 지난달 말 서울 잠원동에 디지털홈 체험관을 열었다. 여기서도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가전 기기 원격제어▶원격의료.조명조절▶외부침입탐지 등 첨단 서비스가 전시돼 있다. 양사는 앞으로 이런 첨단 서비스를 건설회사.케이블 방송사 등과 제휴해 일반 가정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표준화.비용절감이 관건=전시관 수준의 서비스를 일반 가정에 제공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비싼 시스템 구축 비용과 제품의 표준화 문제.

현재 전시관에서 제공되고 있는 원격 가전제어 서비스 조차 TV.냉장고 등은 동일 회사의 제품만을 사용하고 있다. LG전자 TV에 통하는 제어기능이 삼성전자 TV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홈이 본격 구축되기 위해서는 각 가전품과 기기들의 표준화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디지털홈 시스템 구축 비용도 만만치 않고 여기에 이용되는 각종 가전품을 새로 구입해야 하는 데 따르는 비용도 적지 않다.

◇상용 서비스 시기는=KT는 홈엔 서비스를 하반기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가전제품 등을 새로 구입할 필요는 없지만 시스템 구축을 위해 '홈게이트웨이'는 필요하다. 홈게이트웨이 가격은 35만원이고, DVD 기능이 있는 것은 5만원이 추가된다. TV를 통한 주문형 비디오 이용료는 월 1만6000원, 가정을 살피는 홈뷰어 서비스는 월 4000원이다.

SK텔레콤은 내년께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