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현대 김경기.쌍방울 김기태의 K砲 인천서 大砲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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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K」포가 폭발한다.
플레이오프 1,2차전동안 침묵했던 「4번타자」 김경기(현대)와 김기태(쌍방울)의 K포가 항구도시 인천에서 작렬한다.
현대와 쌍방울의 붙박이 4번타자인 둘은 1,2차전을 통해 약속이나 한듯 무안타의 부진에 허덕였다.그러나 이같은 부진은 올시즌 둘의 기록을 곰곰이 살펴보면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두팀의 맞대결 기록을 보면 둘은 전주구장에서는 2 할대 타자에지나지 않는다.그러나 인천만 가면 3할이 넘는 타율에 6할5푼이상의 엄청난 장타율을 자랑하는 「대포」로 변신한다.

<표참조> 전주구장에서 시즌내내 무홈런에 시달렸던 김경기는 홈구장인 인천에서는 쌍방울 투수진을 상대로 두발의 대포를 쏘아올린 바 있다.게다가 홀로 분전하는 후배 박재홍의 바로 뒤에서4번타자로서의 자존심이 구겨질대로 구겨져 있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르는 3차전.반드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김기태도 마찬가지다.1,2차전을 이기긴 했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한게 없다는 생각이다.그러나 인천에서는 자신있다.
인천에서 친 8안타 가운데 3개가 홈런인데다 7할8푼이라는 어마어마한 장타율이 이를 뒷받침한다.
둘은 프로야구거포의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대표 4번타자 출신이다.김경기가 고려대 재학중이던 89년 국가대표 4번타자로 활약한 뒤 90년 프로로 떠나자 이듬해 인하대 4학년이 된 김기태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둘은 프로에서 약속이나 한듯 하위팀에 입단했지만 곧바로 4번타자를 꿰찼고 이제 팀을 자신의 방망이 하나로 이끌고 있다.
한국시리즈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김경기와 김기태.전주에서의 침묵은 인천에서의 화려한 K포 경쟁을 위한 예고편이었는지도 모른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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