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家 마지막황제 카를1세 손자 유럽의원 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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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 마지막 황제의 손자가 유럽의회 선거에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카를1세의 손자 카를 합스부르크(35)는 국민당의 제2순위 후보로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스웨덴.핀란드와 함께 지난해부터 유럽연합(EU)정회 원국으로 가입된 오스트리아는 유럽의회에 파견할 21명의 의원을 오는 13일선출한다.
카를 합스부르크가 유럽의원이 되면 합스부르크가는 왕조 단절 77년만에 다시 정치 무대에 복귀하는 셈이다.합스부르크왕가는 신성로마제국의 제위를 거의 독점하는등 6백여년간 유럽대륙에서 막강한 세력을 과시해오다 오스트리아.헝가리 2중제 국이 붕괴하면서 1918년 막을 내렸다.합스부르크의 마지막 황제였던 카를의 할아버지 카를1세는 강제로 폐위된지 3년만에 폐렴에 걸려 3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미망인과 8명의 아이들을 남겼다. 사민당의 집권아래 왕족들은 재산의 거의 대부분을 몰수당하는등 몰락일로로 접어들었다.
2차대전후에도 사민당은 합스부르크 왕가를 적대시했다.1961년 오토가 강요된 「포기각서」에 서명하고 행정법원의 판결에 의해 독일로부터 입국이 허용됐을 때 당시 사민당 당수였던 브루노피너만 부총리는 노동자를 선동해 반대시위를 벌였 다.70년에야사민당의 브루노 크라이스키 총리는 합스부르크왕가와 화해를 시도했다. 오스트리아 범유럽운동 회장인 카를 합스부르크는 아직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지만 유럽의회 의원으로 출발해 성장을 거듭한다면 거물급 인사가 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합스부르크의 영예가 다시 되살아날지 자못 흥미롭다.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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