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5.18 항소심 현장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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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일 오전 「12.12및 5.18사건」 항소심 첫공판에 나온전두환(全斗煥)피고인은 푸른색 수의에 흰색 내의를 받쳐 입고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재판부에 목례를 올리는등 여전히 당당한모습을 보였다.그러나 노태우(盧泰愚)피고인은 신장결석을 앓고 있어서인지 수척한 모습에 다소 굳은 표정으로 변호인석과 검사석을 향해 차례로 가볍게 목례했다.1심 재판에서 법정구속된 차규헌(車圭憲)피고인은 얼굴이 다소 수척한 모습으로 입정했다.
…이날 공판은 당초 예정시간보다 빠른 오전 9시53분쯤 권성(權誠)부장판사등 담당 재판부가 입정하면서 시작.權부장판사는 『시간은 다소 빠르나 재판준비가 끝났기 때문에 12.12및 5.18사건 항소심 1차공판을 개정합니다』라며 개정 을 선언.
…오전 10시25분쯤 權부장판사가 인정신문을 끝내고 피고인들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는 순간 방청석에서 갑자기 60대 할머니가 일어나 『재판 그만하고 내 자식을 내놔라』며 울부짖어 한때 소란.법정 경위들에 의해 이 할머니가 법정 밖 으로 퇴정당한뒤 주위에 있던 5.18단체 회원들도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다』고 야유를 퍼붓거나 일부 유족들이 울음을 떠뜨리기도.이에 權부장판사는 『법정에서 소란행위를 하거나 야유를 하는 사람은 즉시 제재를 가하겠으니 방청객들은 자제 해 달라』고 경고.
…항소심 공판은 1심 재판때와는 달리 방청객이 줄어 공판시작전까지도 일반방청권이 남는등 한산한 모습.
서울고법 관계자는 『1심 재판때는 거의 공판 전날 방청권이 매진됐었는데 오늘은 발급했던 80장의 방청권중 10장이나 남았다』고 설명.반면 3일뒤인 10일 열리는 비자금 부분 첫공판의경우 정오무렵부터 법원 정문앞에 방청권을 얻으려 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어 대조적.
이에 대해 법원 주변에서는 『비자금사건의 경우 대기업 관계자들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방청권으로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때문에 이상열기가 생긴 것』이라는 말이 돌기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박준병(朴俊炳)피고인은 이날 쥐색양복을 말끔히 차려입고 법정에 들어서면서도 밝고 여유있는 표정. 朴피고인은 『출소 직후 건강검진을 해본 결과 건강이 좋은 상태였다』며 『계절도 좋고 입이 달아 음식을 너무 맛있게 먹어오히려 살찔까봐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며 웃음.
…노태우피고인측 박영훈(朴永勳)비서관은 법정에 들어가기전 기자들을 향해 『어른(盧피고인)께서 최근 신장결석으로 계속 약을먹으며 치료를 받고 있다』며 근심어린 표정을 짓기도.
…공판이 열린 417호 대법정에는 개정 한시간전부터 박종규(朴琮圭)피고인을 시작으로 불구속 피고인과 변호사들이 줄지어 입정했으나 전두환.노태우피고인측 가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또 대부분의 피고인과 변호인들은 입정때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피했으나 이희성(李熺性)피고인측 서익원(徐翼源)변호사는 『정정당당히 대결하겠다』며 자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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